″``°☆시들의모음(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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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시]<375>조은-동질(同質)**
동질(同質) ⊙조 은⊙ 이른 아침 문자 메시지가 온다 -나지금입사시험보러가잘보라고해줘 너의그말이꼭필요해 모르는 사람이다 다시 봐도 모르는 사람이다 메시지를 삭제하려는 순간 지하철 안에서 전화기를 생명처럼 잡고 있는 절박한 젊은이가 보인다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 그때 나..
2015.02.16 -
**[행복한 시]<374>이정주-물리치료**
물리치료 ◇이정주◇ 여자는 내 어깨 아래 핫백을 밀어 넣는다 나는 데워진다 따뜻하고 어지럽다 여자는 내 어깨에 멘소레담을 바르고 근육들을 만진다 시원하고 아프다 여자는 내 어깨에 전극을 붙이고 스위치를 올린다 찌릿찌릿하고 간지럽다 여자는 물리적으로 최선을 다했다 하지..
2015.02.15 -
**[행복한 시]<373>최영미-새들은 아직도……**
새들은 아직도… ◇최영미◇ 아스팔트 사이 사이 겨울나무 헐벗은 가지 위에 휘영청 쏟아질 듯 집을 짓는구나 된바람 매연도 아랑곳 않고 포클레인 드르륵 놀이터 왕왕시끌도 끄떡없을 너희만의 왕국을 가꾸는구나 부우연 서울 하늘 무색타 까맣게 집을 박는구나 봄이면 알 낳고 새끼 ..
2015.02.11 -
**[국제시단]심호섭-해는 바다에서 뜬다**
해는 바다에서 뜬다 ◇심호섭◇ 해는 바다에서 떠오릅니다. 바다에서 해는 수평선에서 소리 없이 달아오르다가 소리 없이 끓어오르다가 파란 하늘에 손을 뻗치어 나타나는가 싶더니 어느새 외침도 없이 태어나서는 하늘로 올라, 드디어 해는 세상을 향해 달려갑니다. -------------------------..
2015.02.09 -
**[행복한 시]<372>최정례-동쪽 창에서 서쪽 창까지**
동쪽 창에서 서쪽 창까지 ◇최정례◇ 여자는 빨래를 넌다 삶아 빨았지만 그다지 하얗지가 않다 이런 식으로 살기를 선택한 것은 바로 너야 햇빛이 동쪽 창에서 서쪽 창으로 옮겨가고 있다 여자는 서쪽으로 옮겨 널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이런 식으로 살기를 선택한 것은 바로 너야 그러나 ..
2015.02.09 -
**[국제시단]조영서-그런 關係(관계)**
그런 關係(관계) ◇조영서◇ 하늘은 물빛, 달이 바다를 끌어가는 달과 달빛은 서로 어울려 비춰 보기도 하고 조각달이 조각나도 달빛은 조각나지 않습니다. 달과 달빛은 서로 어긋나 비켜 가기도 하고 바다가 달을 끌어안는 물은 하늘빛, ------------------------------------------------------------- ▶..
2015.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