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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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시]<381>신현림-그래도 살아야 할 이유**
그래도 살아야 할 이유 ◇신현림◇ 슬퍼하지 마세요 세상은 슬퍼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니까 자살한 장국영을 기억하고 싶어 영화 ‘아비정전’을 돌려 보니 다들 마네킹처럼 쓸쓸해 보이네요 다들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어 해요 외롭지 않기 위해 외로워하고 아프지 않기 위해 아픈 사람..
2015.03.04 -
**[국제시단]손증호-봄이 오시는 소리**
봄이 오시는 소리 ◇손증호◇ 숲속 나무들이 관절 뚝뚝 꺾는 소리 새끼 염소 토닥토닥 어린 뿔 부딪는 소리 할머니 먼산바라기하다 굽은 등 툭툭 치는 소리 ------------------------------------------------------------ ▶손증호=(1956~ )경북 청송 출생 2002년『시조문학』에 시조,『자유문학』에 시로 신..
2015.03.02 -
**[행복한 시]<380>이준관-꽃 보자기**
꽃 보자기 ◇이준관◇ 어머니가 보자기에 나물을 싸서 보내왔다 남녘엔 봄이 왔다고. 머리를 땋아주시듯 곱게 묶은 보자기의 매듭을 풀자 아지랑이가 와르르 쏟아져 나왔다. 남녘 양지바른 꽃나무에는 벌써 어머니의 젖망울처럼 꽃망울이 맺혔겠다. 바람 속에선 비릿한 소똥 냄새 풍기..
2015.03.02 -
**[행복한 시]<379>김광규-생각의 사이**
생각의 사이 ◇김광규◇ 시인은 오로지 시만을 생각하고 정치가는 오로지 정치만을 생각하고 경제인은 오로지 경제만을 생각하고 근로자는 오로지 노동만을 생각하고 법관은 오로지 법만을 생각하고 군인은 오로지 전쟁만을 생각하고 기사는 오로지 공장만을 생각하고 농민은 오로지 ..
2015.03.01 -
**[가슴의 시]한기팔-올렛길**
올렛길 ◇한기팔◇ 하루 종일 바다가 와서 촐랑이는 야트막한 초가집 돌담 밖에 올렛길, 노란 유채밭길을 가노라면 멀리 눈 덮인 한라산(漢拏山) 머리 눈 녹는 소리에 하르르하르르 시나브로 지는 유채꽃 꽃잎 사이로 다복다복 솔나무 숲이 바라다보이고, 이따금 고기잡이배들이 하얀 물..
2015.03.01 -
**[행복한 시]<378>김혜순-잘 익은 사과**
잘 익은 사과 ◇김혜순◇ 백 마리 여치가 한꺼번에 우는 소리 내 자전거 바퀴가 치르르치르르 도는 소리 보랏빛 가을 찬바람이 정미소에 실려 온 나락들처럼 바퀴살 아래에서 자꾸만 빻아지는 소리 처녀 엄마의 눈물만 받아먹고 살다가 유모차에 실려 먼 나라로 입양 가는 아가의 뺨보다..
2015.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