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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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시]<340>김왕노-아줌마는 처녀의 미래**
Elsa Huang-Image 아줌마는 처녀의 미래 ◇김왕노◇ 애초부터 아줌마는 처녀의 미래, 이건 처녀에게 폭력적인 것일까, 언어폭력일까. 내가 알던 처녀는 모두 아줌마로 갔다. 처녀가 알던 남자도 다 아저씨로 갔다. 하이힐 위에서 곡예하듯 가는 처녀도 아줌마라는 당당한 미래를 가졌다. 퍼질..
2014.11.26 -
**[행복한 시]<339>이광석-말소된 주민등록‘아버지’**
Anonimo Veneziano(베니스의 사랑)/Stelvio Cipriani 말소된 주민등록 ‘아버지’ ◇이광석◇ 등 굽은 세상 더 탓하지 말게 살다 보면 굽지 않은 일이 어디 있으랴 아버지의 등 굽은 허리 너도 벌써 보았겠지 쇠주 한 잔 품고 돌아온 어느 겨울 저녁 축 처진 어깨 너머 꽁초처럼 찍어 밟던 단 한 줄의..
2014.11.24 -
**[가슴의 시]전동균-뒤**
뒤 -전동균- 사락 사라락 사락 사라락 그릇 속의 쌀알들이 젖고 있다 밤과 해일과 절벽 같은 마음을 품고 깊어지면서 순해지는 눈동자의 빛 죽음에서 삶으로 흘러오는 삶에서 죽음으로 스며가는 모든 소리는 아프다 모든 소리는 숨소리여서 -멀리 오느라 애썼다, 거친 발바닥 씻어주는 손..
2014.11.23 -
**[행복한 시]<338>이제하-숲**
Richard Clayderman의 피아노 연주곡.. 숲 -이제하- 밤새 격렬하게 싸우다 달아난 애인을 뒤쫓아 숲까지 갔더니 웬 녀석이 사과궤짝까지 들고 와 새벽부터 웅변연습을 하고 있다. 구케의원이라도 돼 또 나라를 말아먹으려나 싶어 야리다 보니 한 옆에는 낯짝 우두바싸고 세상의 고뇌란 고뇌는 ..
2014.11.21 -
**[행복한 시]<337>최해돈-물방울**
물방울 ◇최해돈◇ 비 오는 날. 물방울. 물방울. 보도블록 위에 외출 나온 물방울. 물방울. 물방울이 톡톡 튕긴다. 물방울이 걸어온다. 걸어오면서 울고 있다. 울고 있는 물방울 옆에 물방울. 물방울. 물방울. 물방울이 외출 나온 보도블록 위에 고요가 한 켤레 두 켤레 쌓인다. 그 고요 위..
2014.11.20 -
**[행복한 시]<336>이근화-청바지를 입어야 할 것**
청바지를 입어야 할 것 ⊙이근화⊙ 나의 기분이 나를 밀어낸다 생각하는 기계처럼 다리를 허리를 쭉쭉 늘려본다 이해할 수 없는 세계에서 화초가 말라 죽는다 뼈 있는 말처럼 손가락처럼 일정한 방향을 가리킨다 죽으면 죽은 기분이 날 것이다 아직 우리는 웃고 말하고 기분을 낸다 먹다..
2014.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