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한편의詩調(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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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시조]김덕남-아버지, 길을 가다**
아버지, 길을 가다 - 격전지 다부동에서 - / 김덕남 열여섯 새 각시를 빈집에 홀로 둔 채 보던 책 밀쳐놓고 끓는 피 총에 감아 퍼붓는 물동이 포탄 그 속으로 뛰어들다 탱크와 자주포가 곡사포와 기관총이 마주보며 쏘아대는 승자 없는 불잉걸 속 밤마다 바뀌는 주인 유학산의 핏강이여 내..
2013.08.22 -
**[한편의 시조]이양순-현해탄에 걸린 다리**
현해탄에 걸린 다리 / 이양순 현해탄엔 건너야 할 다리가 걸려 있다 흰옷 입은 원혼들이 전설로 떠올라 검푸른 역사의 풍차를 끊임없이 돌린다 해와 별은 젖은 세월 얼마나 닦았는가 통곡이 가라앉아 뻘밭으로 누운 바다 바닷새 훈풍을 타도 닻을 내린 연락선 물갈퀴로 박차 오른 아침 해..
2013.08.15 -
**[가슴의 시조]임성구-나비물**
나비물 / 임성구 김 나는 등허리에 무지개가 피었다 바가지 물 뿌리며 아내가 하는 말 "옴마야! 나비처럼 팔랑댄다" 마른 하루가 웃는다 마당에 먼지같이 바짝 말라버린 건 사랑한다 사랑한다고 쉬이 말 못 뱉는… "써언타 문디 가시내냐!" 내일 또 보자 등목무지개 *써언타 : '시원하다'의 ..
2013.08.08 -
**[한편의 시조]김용태-빨래, 춤추다**
빨래, 춤추다 / 김용태 오월 그 어느 날, 참 화창한 봄날씨다 마당엔 옷가지들이 빨래줄에 늘려 있고 중심을 조심스럽게 바지랑대가 버티고 있다. 위험하다, 그것들도 바람 앞엔 어쩔 수 없나 저고린 매무새를 아무렇게 풀어놓고 바지도 지퍼를 연 채 가랑이부터 흔들고 있다. 주인의 땀 ..
2013.08.08 -
**[한편의 시조]지성찬-목련꽃 밤은**
목련꽃 밤은 / 지성찬 나무는 서성이며 백년을 오고가고 바위야 앉아서도 천년을 바라본다 짧고나, 목련꽃 밤은 한 장 젖은 손수건 ............................................................................................................. ▶지성찬=1942년 충북 충주 출생 1980년 '시조문학' 추천, 시집 <대화동 ..
2013.08.02 -
**[가슴의 시조]정용국-반 지하 창밖에는**
반 지하 창밖에는 -정용국- 햇살은 들다 말고 바람도 스쳐가는 중곡동 헐한 월세 반 지하 창밖에는 귀 열린 상추 댓 포기 옹알이가 한창이다 웃음보 자지러진 외손자 걸음마에 장맛비로 반 토막 나 울상이 된 품삯도 해거름 탁배기 잔에 다소곳이 졸고 있다 -----------------------------------------..
2013.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