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한편의詩調(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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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의시조]홍성운-외딴집**
외딴집 / 홍성운 누가 살아서 지붕에 고추를 말리시나 큰길이 뚫리기 전, 아는 이도 없었을 흉년 든 어느 해인가 그냥 밭에 눌러앉았을 요즘 들어 울담에는 애호박도 보인다 털다 만 깻단들이 마당에 수북한 날 “계세요?” “누구 계세요?” 인사라도 하고 싶다 정작 반세기 동안 이웃 없..
2013.10.12 -
**[가슴의 시조]김소해-기별이 닿는가**
기별이 닿는가 -김소해- 네 별에 여직 못 닿은 부음의 기별 있어 광년(光年)을 헤아리며 자박자박 가고 있다 저 혼자 걷는 길이라 목선처럼 더디다 화석으로 남은 편지 또 그리 긴 문장이다 문장에 인(燐)불을 밝혀 낱낱이 읽을 동안 별똥별 아-그제서야 그 기별이 닿는가 -----------------------..
2013.10.06 -
**[한편의 시조]나순옥-매미 껍데기, 읽다**
매미 껍데기, 읽다 / 나순옥 울어서 너무 울어서 텅 비어버린 껍데기 속엣것 다 쏟아놓아 허물 벗을 수 있었나 내 평생 쌓인 죄업도 울어 벗을 수 있다면 ----------------------------------------------------- ▶나순옥=1993년 중앙일보 시조백일장 연말장원. 199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석비에..
2013.10.06 -
**[그윽한 시조]전 탁-수 작(酬酌)**
수 작(酬酌) / 전 탁 한 오십 살다 보면 사는 거 별거 아녀 더러 헛소리도 하고 때론 미쳐도 보며 철철철 빈 잔을 채워 당기거니 밀거니 어느 날 나 입 닫고 너 곁을 떠나가면 너는 또 내 곁에 와 한 잔 술 따를 것을 이승도 저승도 없어라 권하거니 자커니 -전탁의 '수작(酬酌)' (시조집 '베올..
2013.10.04 -
**[가슴의 시조]정혜숙-하현(下弦)**
하현(下弦) / 정혜숙 머언 기별 같은 저물지 않는 이름 같은 외진 간이역의 늦게 핀 백일홍 같은 서늘한 한 줄 묘비명 하늘 난간흰 하현(下弦) .................................................................................................................. ▶정혜숙=(1957~ )1957년 전남 화순 출생. 한국방송대 국어국..
2013.10.04 -
**[한편의 시조]정경화-그림자**
그림자 /정경화 널찍이 드리울 뿐 올라서지 않았다 산골짝 더듬으며 홀로 지킨 먹빛 영토 치솟는 꿈은 눌러도 흩어지지 않는다 길게 뻗어볼 뿐 일어서지 않았다 낙엽을 잠재우며 물들이던 오색 영토 만 가지 색을 품고도 드러내지 않는다 강물처럼 따랐을 뿐 앞서가지 않았다 결 따라 출..
2013.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