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한편의詩調(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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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의 시조]진순분-벌레보살
벌레보살 -진순분- 고맙습니다 주렁주렁 붉은 고추 토마토 알알이 영근 옥수수며 강낭콩 애호박 햇빛과 비를 내리어 열매를 맺어주시니 땅속에서 기름진 흙 일궈준 지렁이와 열매 키운 무당벌레와 꽃가루 나른 벌들 묵묵히 긴 날 수고한 보살들이 고맙습니다. 삼복에도 밭에 오면 매미 ..
2013.09.14 -
[한편의 시조]제만자- 줄
줄 / 제만자 고개마을 그 집에는 줄 하나 걸칠 곳 없다 두레상 앉히고 병든 다리 뻗으면 집안에 버팀목이 되는 빨래 널 데가 없다 오다 말다 하는 해 기다림도 멀어져 내리막이 더 가파른 난간을 잡고 서서 그나마 속내비치는 골목에다 줄을 친다. .........................................................
2013.09.12 -
**[가슴의 시조]김삼환-거인의 자리**
거인의 자리 -김삼환- 강물이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 것은 속 깊은 상처 아물어 생살 돋을 때까지 제 속에 산 그림자를 껴안고 있기 때문이지 바위가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 것은 속으로 울음 울어 불길 잡힐 때까지 거인이 앉았던 자리에 가득한 고요 때문이지 --------------------------------------..
2013.09.05 -
**[한편의 시조]김 호-물레방아**
물레방아 / 김 호 늘 치닫는 마음뿐 제자리로 종종걸음 가슴 찧는 방앗소리 생의 자락 지워낼까 옥죄고 바장인 순간도 아스라이 잊힌 봄꿈 삶이란, 걸멘 숙명 물처럼 내리는 일 풍화에 삭은 굴대 기울어져 삐걱대도 낙수에 겨운 바퀴살 무지개로 눈부신데 휘청대는 세상사 축 하나로 가늠..
2013.09.05 -
**[한편의 시조]전용신-순천 갈대숲에서**
순천 갈대숲에서 / 전용신 가을날 갈대숲은 모든 것이 휘날린다 푸른 잎 무성한 숲 청춘의 그 한 때도 바람 속 이야기처럼 깃발 되어 속삭인다. 가을날 갈대숲은 모든 것이 새하얗다 수많은 사연들이 세월에 바랬는지 솜사탕 부풀어 오르듯 둥글둥글 쌓인다. 가을날 갈대숲은 저녁놀에 반..
2013.08.29 -
**[가슴의 시조]장지성-여름 과수원**
여름 과수원 / 장지성 한밤의 과수원은 물 오른 젊음이다 서로 나눈 정분이 소(沼) 되어 더욱 깊은 바람도 향기로 오는가 숨다 들킨 입맞춤. 어느새 부푼 열매 잎잎으로 가슴 가려 휘어진 가지결에 주저리를 엮어놓고 한 마리 잠자리도 들여 그 음색을 듣고 있다. 낮이면 잠겨들다 밤이면 ..
2013.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