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싶은詩(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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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의 시]이준관-떨어진 단추 하나**
떨어진 단추 하나 ◆이준관◆ 해질 무렵,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다가 떨어진 단추 하나를 보았지. 그래, 그래, 우리는 노는 일에 정신이 팔려 이렇게 단추 하나 떨어뜨리지. 그래, 그래, 우리는 노는 일에 정신이 팔려 서쪽 하늘에 깜빡, 해를 하나 떨어뜨리지. ---------------------------------------..
2016.01.05 -
**[월요일의 시]이시카와 다쿠보쿠-빼앗긴 말 대신에**
Notchi Tzikha(밤은 고요하다) .. Svetlana 빼앗긴 말 대신에 ◆이시카와 다쿠보쿠◆ 나는 안다. 테러리스트의 슬픈 마음을 말과 행동으로 나누기 어려운 단 하나의 그 마음을. 빼앗긴 말 대신에 행동으로 말하려는 심정을 자신의 몸과 마음을 적에게 내던지는 심정을 그것은 성실하고 열정적인 ..
2016.01.01 -
**[수요일의 시]문정희-응**
Moonlight Sonata(월광 소나타) - Beethoven(베토벤) 응 -문정희- 햇살 가득한 대낮 지금 나하고 하고 싶어? 네가 물었을 때 꽃처럼 피어난 나의 문자 "응" 동그란 해로 너 내 위에 떠있고 동그란 달로 나 네 아래 떠있는 이 눈부신 언어의 체위 오직 심장으로 나란히 당도한 신의 방 너와 내가 만든 ..
2015.12.27 -
**[월요일의 시]차창룡-제 몸만큼 타오르는**
Soledad(고독) - Westlife 제 몸만큼 타오르는 ◆차창룡◆ 모든 촛불은 하늘을 향해 타오른다 모든 촛불은 자신의 몸이 연료다 모든 촛불은 눈물을 흘리며 타오른다 모든 촛불은 나방이 달려들면 소리 내어 울면서 몸부림치다가 나방이 불타죽는 것을 어쩔 수 없이 바라보면서 다시 타오른다 ..
2015.12.23 -
**[수요일의 시]박재연-그림자**
그림자 ◆박재연◆ 그늘진 곳이면 어디든 따라나서는 바닥만 고집하는 낮은 사람 수저를 들다 말고 문밖의 당신을 바라보면 충견처럼 내 신발을 품고 엎드린다 그가 있어 세상은 낯설지 않고 혼자 해결해야 하는 일에 힘이 실린다 눈물 글썽이는 젖은 상대를 만나면 슬그머니 물러나 몸..
2015.12.17 -
**[월요일의 시]김성규-기억을 퍼먹으며**
Emmanuelle's Theme - Ernesto Cortazar 기억을 퍼먹으며 ◆김성규◆ 나, 걸었지 모래 위에 발자국 남기며 길은 멀고도 먼 바다 목말라 퍼먹을 게 없어 기억을 퍼먹으며 뒤를 돌아보았지 누군가의 목소리가 날 부를까 이미 지워진 발자국 되돌아갈 수 없었지 길 끝에는 새로운 길이 있다고 부스러기..
2015.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