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싶은詩(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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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의 뜨락]김종철-둘레길에서**
둘레길에서 ⊙김종철⊙ 아내와 함께 둘레길을 산책하다 보면 잔디로 잘 다듬어진 묫자리를 본다 아주 편안해 보인다 따라 눕고 싶어진다 이러면 안 되는데 싶다가 자주 뒤돌아서는 눈길 나도 때가 됐음인가 지상에서 받은 축복과 은혜도 갚지 못하고 이 풍진 세상 작은 봉분 하나로 우리..
2014.09.10 -
**[詩의 뜨락]서상만-배 웅**
배 웅 -서상만- 나 없는 이 세간 홀로 병들어, 사는 재미없이 고생할까 해서 나 당신을 천국에 먼저 보냈네 어느 해거름 함께 갈까도 마음먹었지만 하늘이 가당찮다 하였네 곧 따라갈 테니 그동안 도원桃園에서 기다리게 혹, 너무 늙어서 가면 나를 알아나 볼까 -신작시집 ‘백동나비’ (..
2014.09.08 -
**[詩의 뜨락]김이듬-난초를 더 주세요**
난초를 더 주세요 ◎김이듬◎ 엄마가 떠날 때 내가 엄마를 불렀을 때 그녀는 트렁크를 들고 현관문을 여는 찰나였다 이 층 계단에서 나는 뛰어내려왔다 넘어졌다 몇 계단을 구르고 보니 동네 도랑가에 있었다 내 이마에는 그때 생긴 흉터가 있다 웃기지 마라 트라우마는 없다 비상구다 ..
2014.09.07 -
**[시있는 월요일]바이런-휴식같은 사랑**
휴식같은 사랑 -바이런- 이렇게 밤 이슥하도록 우리 다시는 방황하지 않으리 마음은 아직 사랑에 불타고 달빛은 아직 빛나고 있지만 칼날은 칼집을 닳게 하고 영혼은 가슴을 닳게 하는 것이니 마음에도 숨돌리기 위해 멈춤이 있어야 하고 사랑에도 휴식이 있어야 하리 밤은 사랑을 위해 ..
2014.09.02 -
**[시있는 월요일]셰이머스 히니-아버지의 노동**
아버지의 노동 ◇셰이머스 히니◇ 아버지는 삽을 참 잘 다루셨다. 아버지의 아버지처럼. 할아버지는 토탄을 많이 파냈다. 토우너 늪지 사람 그 누구보다도 메치고 깔끔하게 자르고, 어깨 너머로 흙을 걷어내며 아래로 아래로 질 좋은 토탄을 찾아 땅을 파낸다. 살아 있는 뿌리를 뭉툭하게..
2014.08.25 -
**[시있는 월요일]강형철-내가 갖고 싶은 사랑**
내가 갖고 싶은 사랑 ○강형철○ 사랑 하나 갖고 싶었네 언덕 위의 사랑 아니라 태산준령 고매한 사랑 아니라 갸우듬한 어깨 서로의 키를 재며 경계도 없이 이웃하며 사는 사람들 웃음으로 넉넉한 사랑 하나 갖고 싶었네 매섭게 몰아치는 눈보라의 사랑 아니라 개운하게 쏟아지는 장대비..
2014.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