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아침의― 詩(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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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이종만-야반도주하듯이-양봉일지7 **
야반도주하듯이 양봉일지7 -이종만- 벌은 야반도주하듯이 옮겨야 한다 남의 것 떼어먹고 도망치는 사람처럼 그러나 나는 꽃 속에 사는 사람 꽃 속으로 떠나야 하는 사람이다 벌통을 옮기는 날은 정해진 날이 없다 점심 먹다가도 꽃 피었다는 소식이 오면 첫 별 머리에 이고 어둠 속으로 ..
2013.02.22 -
**[아침의 시]배기현-낮은 울타리**
낮은 울타리 / 배기현 높이 담을 쳐서 감출 것이 내겐 없다 감출 것 없는 것이 무슨 자랑이 아니라 부끄러움이라도 없는 것은 없는 것이지 어쩔 수 없다. 낮은 울타리 안에서도 무언가를 간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남이 갖지 않은 무언가를, 늦었지만 별것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을 ..
2013.02.21 -
**[아침의 시]최승호-이글거리는 책**
이글거리는 책 /최승호 뚜껑 없는 고요가 이글거리고 텅 빈 내용이 이글거리는 고비 사막이 아무것도 씌어지지 않은 채 아직도 내 가슴 바닥에 드넓게 펼쳐져 있다 -시전문지 '이상 2012년 가을호' 에서- ------------------------------------------------------------------ ▶최승호= 1954년 강원도 춘천 출생...
2013.02.19 -
**[아침의 시]에즈라 파운드-지하철 정거장에서**
지하철 정거장에서 / 에즈라 파운드 군중 속에서 유령처럼 나타나는 얼굴들, 까맣게 젖은 나뭇가지 위의 꽃잎들. -문예지 '시'(1913)에서- In a Station of the Metro The apparition of these faces in the crowd; Petals on a wet, black bough. -the literary magazine Poetry (1913)- ++++++++++++++++++++++++++++++++++++++++++ ▶에즈라 파..
2013.02.18 -
**[아침의 시]조 원-담쟁이 덩굴**
담쟁이 덩굴 / 조 원 두 손이 바들거려요 그렇다고 허공을 잡을 수 없잖아요 누치를 끌어올리는 그물처럼 우리도 서로를 엮어 보아요 뼈가 없는 것들은 무엇이든 잡아야 일어선다는데 사흘 밤낮 찬바람에 찧어낸 풀실로 맨 몸을 친친 감아요 그나마 담벼락이, 그나마 나무가, 그나마 바위..
2013.02.17 -
[아침의 시]오하룡-대통령의 눈물
대통령의 눈물 /오하룡 대통령 아들 그 힘 빙자하여 세상 모르고 까불다가 결국 민심 흐트러 놓고 들락거리지 말아야 할 곳 들락거리며 눈물 훔치는 장면 안 보는 세월이면 좋은데 그 아들로 하여 명색 대통령이 국민 앞에 기죽어 사과하는 말 안 듣는 세월이면 좋은데 그 날로부터 걷잡..
2013.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