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아침의― 詩(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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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이병구-별
별 / 이병구 착하게 살다 죽으면 별이 된다고 한다. 작년에 돌아가신 아버님은 별이 되어 착하게 살라고 타이르신다. 마음이 괴롭고 쓸쓸해지면 아버님의 별자리를 찾아 그 동안의 안부를 전한다. 두고 온 자식들이 보고 싶다고 간혹 별똥별이 되어 손짓을 한다. 은하를 바삐 건너오시는 ..
2013.02.14 -
[아침의 시]고형렬-사람꽃
사람꽃 / 고형렬 복숭아 꽃빛이 너무 아름답기로서니 사람꽃 아이만큼은 아름답지 않다네 모란꽃이 처녀만큼은 아름답지가 못하네 모두 할아버지가 되어서 바라보게 저 사람꽃 만큼 아름다운 꽃 있는가 뭇 나비가 아무리 아름답다 하여도 잉어가 아무리 아름답다고 암만 쳐다보아도 ----..
2013.02.13 -
[아침의 시]양문규-아버지의 연장
아버지의 연장 / 양문규 아버지 집에는 오래된 낡은 연장들이 많다 어깨가 빠진 지게 이가 빠진 낫살 휘어진 갈퀴 손자루가 부러지거나 몸통만 남은 괭이 삽 호미 망치 도끼녹슨 쟁기, 농사일에서 없어서는 안 될 크고 작은 연장들 집구석 여기저기에 처박혀 있다 한낮인데도 들판으로 나..
2013.02.12 -
[아침의 시]정호승-수선화에게
수선화 에게 ○정호승○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2013.02.12 -
[아침의 시]이민아-냉면, 매운
냉면, 매운 / 이민아 법원에서 서류가 도착했다 어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다 냉면 먹으러 가요 갑자기 냉면이 먹고 싶어요 내가 조르자 어머니, 밥상 치운지 얼마나 됐다고! 그러면서도 어머니 앞장서서 함흥냉면집 들어서는데 주문이 오기도 전에 냉면 둘이요! 나도 ..
2013.02.08 -
[아침의 시]조해훈-망설임
망설임 / 조해훈 노트엔 수없이 많은 글들이 죽어있다 내 젊음이 밤마다 가슴깊이 파고들어 울고 간 흔적이다 길을 걷다가도 휘청거리고 별들에게 속삭이며 함초롬히 밤을 지새우는 것은 그대 때문이다 그대가 있음으로 해서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비로소 알았다 그러나 난 망설여야 한..
2013.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