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아침의― 詩(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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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황동규- 눈 **
눈 / 황동규 오 눈이로군 그리고 가만히 다닌 길이로군 입김 뒤에 희고 고요한 아침 잠간 잠간의 고요한 부재 오 눈이로군. 어떤 돌아옴의 언저리 어떤 낮은 하늘의 빛 언저리와 빛을 가진 죽음이 되기 위하여 나는 꿈꾼다, 꿈꾼다, 눈빛 가까이 한 가리운 얼굴을 한 차고 밝은 보행을. -시..
2012.06.11 -
**《아침의 시》이민하-키 스**
키 스 / 이민하 붉은 빙산을 떠받치고 마른 성냥을 그어대는 두 개의 분화구 오른쪽엔 바다로 가는 계단, 왼쪽엔 용암에 타는 나무 찢어질 듯 양 날개로 헤엄치는 목 잘린 나비 한 마리 -시집 '환상수족'에서- ++++++++++++++++++++++++++++++++++++++++++++++++++ ▶이민하=1967년 전북 전주 출생. 2000년 '현..
2012.06.08 -
**《아침의 시》오정국-진흙을 빠져나오는 진흙처럼**
진흙을 빠져나오는 진흙처럼 /오정국 매미가 허물을 벗는, 점액질의 시간을 빠져나오는, 서서히 몸 하나를 버리고, 몸 하나를 얻는, 살갖이 찢어지고 벗겨지는 순간, 그 날개에 번갯불..
2012.06.07 -
**《아침의 시》고은-귀**
귀 / 고은 이 세상 넘어 다른 세상에서 누가 온다 밤빗소리 누가 그 세상에 간다 꼭 만나리라 -시집 '부끄러움 가득'에서- ++++++++++++++++++++++++++++++++++++++++++++++++ ▶고 은=1933년 전북 군산 출생. 1958년 '현대시'로 등단. 시집 '문의마을에 가서' '입산' '만인보'를 비롯해 다수의 소설집과 산문집..
2012.06.05 -
**《아침의 시》이바라기 노리코-기대지 말고**
기대지 말고 / 이바라기 노리코 더 이상 야합하는 사상에는 기대고 싶지 않다 더 이상 야합하는 종교에는 기대고 싶지 않다 더 이상 야합하는 학문에는 기대고 싶지 않다 더 이상 어떠한 권위에도 기대고 싶지 않다 오래 살면서 마음속 깊이 배운 건 이 정도 내 눈 귀 내 두 다리만으로 선..
2012.06.04 -
**《아침의 시》김상미-사 랑**
고향초 사 랑 / 김상미 그는 남쪽에 있다 남쪽 창을 열어놓고 있으면 그가 보인다 햇빛으로 꽉 찬 그가 보인다 나는 젖혀진다 남쪽으로 남쪽으로 젖혀진 내 목에서 붉은 꽃들이 피어난다 붉은 꽃들은 피어나면서 사방으로 퍼진다 그의 힘이다 그는 남쪽에 있다 그에게로 가는 수많은 작은..
2012.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