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아침의― 詩(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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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이정록-의 자**
Yvette Horner - Pigalle 아코디언 연주 의 자 /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중략) 싸..
2012.06.29 -
**《아침의 시》박주택- 저녁에 나무는 긴 그림자를 늘어뜨린다**
저녁에 나무는 긴 그림자를 늘어뜨린다 ◆박주택◆ 나는 식탁에 앉아 느릿느릿 오는 눈꺼풀에게 나는 소파에 앉아 느릿느릿 오는 허기에게 저녁에 나무는 긴 그림자를 늘어 뜨린다라는 구절을 읊어주고 비운을 딛고 고운 빛으로 오는 강이라는 구절을 읊어주고 시 천 편 속에 묻혀 있다 ..
2012.06.28 -
**《아침의 시》이영유-長魚(장어)**
長魚(장어) / 이영유 장어를 뒤집자 어둠이 온다 그걸, 마구 씹으며 까맣게 구우며 논길 들길 늪지를 건너 구름을 몰아온다 온 다음에는 또 간다 그러면 생긴 대로 깊고 기다란 밤길은 그냥 천하 長江이 된다 어리숙한 뱃노래에 실려가는 장어의 下流行 이와 같다 -시집 '검객의 칼끝'에서-..
2012.06.26 -
**《아침의 시》김광규-재수좋은 날**
Eyes of Elvira / Alex Fox 재수좋은 날 / 김광규 오늘은 별다른 일이 없었다 끔찍한 교통사고도 일어나지 않았고 소매치기나 날치기를 당하지도 않았다 최루탄 때문에 눈물을 흘리지도 않았고 길가에서 가방을 열어보이지도 않았고 닭장차에 갇히지도 않았다 두들겨 맞거나 칼에 찔리지도 않..
2012.06.25 -
**《아침의 시》이시영-너**
너 / 이시영 너는 하늘이었다. 노도처럼 거리를 뛰쳐가다 잠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던 너의 얼굴은 하늘이었다. 먹구름 속에서도 함성처럼 이내 밝아오던 하늘 찬 비 속에서도 이마를 들고 빛나던 하늘 거리를 뛰쳐가다 돌멩이 곁에 문득 멈추어선 너의 얼굴은 광막한 광막한 하늘이었..
2012.06.23 -
**《아침의 시》허수경-차가운 해가 뜨거운 발을 굴릴 때**
차가운 해가 뜨거운 발을 굴릴 때 / 허수경 문득 나는 한 공원에 들어서는 것이다 도심의 가을공원에 앉아있는 것이다 이 저녁에 지는 잎들은 얼마나 가벼운지 한 장의 몸으로 땅 위에 눕고 술병을 들고 앉아 있는 늙은 남자의 얼굴이 술에 짙어져 갈 때 그 옆에 앉아 상처 난 세상의 몸에..
2012.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