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아침의― 詩(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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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이장욱- 당신이 말하는 순서**
당신이 말하는 순서 / 이장욱 당신이 입을 벌리는 순간 생일에 대한 이야기가 솟아난다. 그다음엔 언제나 불안에 대한 이야기 반드시 그 순서로 당신은 말한다. 당신은 사차선 도로를 건너가는 개에 대해 싸이즈가 맞지 않은 외투에 대해 카드놀이의 불운에 대해 조금씩 넘친다. 골목 모..
2012.04.19 -
**(아침의 시)진은영-우리는 매일매일**
우리는 매일매일 진은영 흰 셔츠 윗주머니에 버찌를 가득 넣고 우리는 매일 넘어졌지 높이 던진 푸른 토마토 오후 다섯 시의 공중에서 붉게 익어 흘러내린다 우리는 너무 오래 생각했다 틀린 것을 말하기 위해 열쇠 잃은 흑단상자 속 어둠을 흔든다 우리의 사계절 시큼하게 잘린 네 조각 ..
2012.04.18 -
**[아침의 시]김소월-첫치마**
첫치마 -김소월- 봄은 가나니 저문 날에, 꽃은 지나니 저문 봄에, 속없이 우나니, 지는 꽃을, 속없이 느끼나니 가는 봄을. 꽃지고 잎 진 가지를 잡고 미친 듯 우나니, 집난이는 해 다 지고 저문 봄에 허리에도 감은 첫치마를 눈물로 함빡히 쥐어짜며 속없이 우노나 지는 꽃을, 속없이 느끼노..
2012.04.16 -
**[아침의 시]레오나드 W. 두브- 사냥꾼의 노래**
사냥꾼의 노래 / 레오나드 W. 두브 숲 속, 깊은 밀림 속에서 우리는 일을 하노라 어떤 사냥꾼은 구멍을 파고 다른 사냥꾼은 덫을 놓고 잡은 고기는 친구들과 나누고 남은 부분은 조각을 내어 불에 말리노라 우리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죽을 사람들 그러니 사냥꾼들이여, 우리 모두 좋은 친..
2012.04.15 -
**[아침의 시]송찬호-복사꽃**
복사꽃 / 송찬호 옛말에 꽃싸움에서는 이길 자 없다 했으니 그런 눈부신 꽃을 만나면 멀리 피해 가라 했다 언덕 너머 복숭아밭께를 지날 때였다 갑자기 울긋불긋 복면을 한 나무들이 나타나 앞을 가로막았다 바람이 한 번 불자 나뭇가지에서 후드득 후드득, 꽃의 무사들이 뛰어내려 나를 ..
2012.04.13 -
**[아침의 시]김사인-꽃**
꽃 / 김사인 모진 비바람에 마침내 꽃이 누웠다 밤내 신열에 떠 있다가 나도 푸석한 얼굴로 일어나 들창을 미느니 살아야지 일어나거라, 꽃아 새끼들 밥 헤멕여 학교 보내야지 -시집 '가만히 좋아하는'에서- ++++++++++++++++++++++++++++++++++++++++ ▶김사인=1955년 충북 보은 출생. 1982년 동인지 '시..
2012.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