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행복한― 詩(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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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시]<435>김원옥-동막 갯벌**
Forever You - Hiko 동막 갯벌 ◆김원옥◆ 송도 첨단 도시 만든다고 둑을 쌓아 놓은 그때부터 그대 오지 않았어요 하루에 두 번 철썩철썩 다가와 내 몸 어루만져 주며 부드러운 살결 간직하게 해주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검게 타버렸네요 터지고 주름투성이가 되었네요 그때는 나도 무척 예뻐..
2015.07.08 -
**[행복한 시]<434>유종인-신문**
신 문 -유종인- 활자들만 모른 체하면 신문은 이리저리 접히는 보자기, 나는 신문이 언론일 때보다 쓸쓸한 마른 보자기일 때가 좋다 그 신문지를 펼쳐놓고 일요일 오후가 제 누에발톱을 툭툭 깎아 내놓을 때가 좋다 어느 날 삼천 원 주고 산 춘란 몇 촉을 그 활자의 만조백관들 위에 펼쳐..
2015.07.08 -
**[행복한 시]<433>최두석-안양천 메뚜기**
With You - Ernesto Cortazar 안양천 메뚜기 ◆최두석◆ 라면 봉지, 팔 꺾인 인형 따위를 띄우고 시꺼멓게 흐르는 안양천 천변의 바랭이 풀밭을 걷다가, 떼를 잃은 메뚜기 한 마리 보았다 벼 이삭이 누렇게 고개 숙일 무렵 유년의 들판을 온통 날개 치는 소리로 술렁대게 했던 메뚜기 그래 너를 이..
2015.07.03 -
**[행복한 시]<432>박은정-합창 시간**
합창 시간 ◆박은정◆ 지휘자의 붉은 반점이 짙어졌다 태양이 너무 뜨거워서겠지 우리는 파트를 나누어 노래를 부른다 소프라노와 알토가 불협하고 테너와 베이스가 제 목청에 넘어갔다 강당의 커튼이 휘날린다 신의 이름을 부를수록 세기말이 즐거웠던 사제처럼 우리는 간절하게 후렴..
2015.07.01 -
**[행복한 시]<431>김태정-월광(月光), 월광(月狂)**
Moonlight Sonata(월광 소나타) - Beethoven(베토벤) 월광(月光), 월광(月狂) ◆김태정◆ 불을 끄고 누워 월광을 듣는 밤 낡고 먼지 낀 테이프는 헐거워진 소리로 담담한 듯, 그러나 아직 삭이지 못한 상처도 있다는 듯 이따금 톡톡 튀어 오르는 소리 소리를 이탈하는 저 소린 불행한 음악가가 남긴 ..
2015.06.29 -
**[행복한 시]<429>사포-내게는 그분이**
내게는 그분이 ◇사 포◇ 내게는 그분이 마치 신처럼 여겨진다. 당신의 눈앞에 앉아서 얌전한 당신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는 그 남자분은. 당신의 애정 어린 웃음소리에도 그것이 나였다면 심장이 고동치리라. 얼핏 당신을 바라보기만 해도 이미 목소리는 잠겨 말 나오지 않고 혀는 가만..
2015.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