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행복한― 詩(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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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시]<011> 나해철-실없이 가을을**
최헌-가을비 우산속에 실없이 가을을 ◆나해철◆ 밥집 마당까지 내려온 가을을 갑자기 맞닥뜨리고 빌딩으로 돌아와서 일하다가 먼 친구에게 큰 숨 한 번 내쉬듯 전화한다 참으로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를 나눈다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니 좋다고 불현듯 생각한다 가을은 ..
2015.10.09 -
**[한편의 시조]김용진-다림질**
다림질 ◆김용진◆ 일상의 접었던 일 물 한 모금 뿌려놓고 따스한 정성으로 꼭꼭 눌러 활짝 펴면 어느새 기지갤 켜는 주름 잡힌 세상사 ---------------------------------------------------------------- ▶김용진='현대시조'로 등단. 진주시조시인협회 회장 역임. 현대시조문학회, 아동문예작가회 등 회원..
2015.10.08 -
**[행복한 시]<445·끝>안주철-밥 먹는 풍경**
밥 먹는 풍경 ◆안주철◆ 둥그렇게 어둠을 밀어올린 가로등 불빛이 십원일 때 차오르기 시작하는 달이 손잡이 떨어진 숟가락일 때 엠보싱 화장지가 없다고 등 돌리고 손님이 욕할 때 동전을 바꾸기 위해 껌 사는 사람을 볼 때 전화하다 잘못 뱉은 침이 가게 유리창을 타고 유성처럼 흘러..
2015.07.31 -
**[행복한 시]<444>박용래-상치꽃 아욱꽃**
상치꽃 아욱꽃 ◆박용래◆ 상치꽃은 상치 대궁만큼 웃네. 아욱꽃은 아욱 대궁만큼 잔 한잔 비우고 잔 비우고 배꼽 내놓고 웃네. 이끼 낀 돌담 아 이즈러진 달이 실낱 같다는 시인의 이름 잊었네. --------------------------------------------------------------- ▶박용래=(1925~1980) 충남 논산 출생 1956《현..
2015.07.31 -
**[행복한 시]<442>전봉건-희망(希望)**
희망(希望) ◆전봉건◆ 아름다운 어느 한 아름다운 날을 생각하는 것은. 당신의 가슴께에서 꽃과 사과이고 싶은 것은 꽃바구니의. 달빛에 씻긴 이슬을 이슬 머금은 배추가 진주(眞珠)처럼 아롱지며 트이는 아침을 푸른 바다 어리는 비둘기의 눈동자를 태양(太陽)이 웃으며 내려오는 하늘..
2015.07.29 -
**[행복한 시]<443>문인수-만금이 절창이다**
만금이 절창이다 ◆문인수◆ 물들기 전에 개펄을 빠져나오는 저 사람들 행렬이 느릿하다. 물밀며 걸어 들어간 자국 따라 무겁게 되밀려나오는 시간이다. 하루하루 수장되는 길, 그리 길지 않지만 지상에서 가장 긴 무척추동물 배밀이 같기도 하다. 등짐이 박아 넣는 것인지, 뻘이 빨아들..
2015.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