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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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김규태-쌍계사의 계곡물소리**
쌍계사의 계곡물소리 / 김규태 유월의장마비로넘치는물소리 아무일없다는듯잠들수있을까 이소란을밤내견디기란글렀다 덧문을닫을까 저사나운물의반란속에선 물좋아하는노자도 고개를절래절래흔들 것이다 그어느손인들휘잡지못할 물갈기의날개짓, 돌팍들이물의어금니에물려나뒹군..
2012.07.02 -
**《아침의 시》박성우-어머니**
어머니 / 박성우 끈적끈적한 햇살이 어머니 등에 다닥다닥 붙어 물엿인 듯 땀을 고아내고 있었어요 막둥이인 내가 다니는 대학의 청소부인 어머니는 일요일이었던 그날 미륵산에 놀러가신다며 도시락을 싸셨는데 웬일인지 인문대 앞 덩굴장미 화단에 접혀 있었어요 가시에 찔린 애벌레..
2012.07.01 -
**《아침의 시》이정록-의 자**
Yvette Horner - Pigalle 아코디언 연주 의 자 /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중략) 싸..
2012.06.29 -
**《아침의 시》박주택- 저녁에 나무는 긴 그림자를 늘어뜨린다**
저녁에 나무는 긴 그림자를 늘어뜨린다 ◆박주택◆ 나는 식탁에 앉아 느릿느릿 오는 눈꺼풀에게 나는 소파에 앉아 느릿느릿 오는 허기에게 저녁에 나무는 긴 그림자를 늘어 뜨린다라는 구절을 읊어주고 비운을 딛고 고운 빛으로 오는 강이라는 구절을 읊어주고 시 천 편 속에 묻혀 있다 ..
2012.06.28 -
**《아침의 시》이영유-長魚(장어)**
長魚(장어) / 이영유 장어를 뒤집자 어둠이 온다 그걸, 마구 씹으며 까맣게 구우며 논길 들길 늪지를 건너 구름을 몰아온다 온 다음에는 또 간다 그러면 생긴 대로 깊고 기다란 밤길은 그냥 천하 長江이 된다 어리숙한 뱃노래에 실려가는 장어의 下流行 이와 같다 -시집 '검객의 칼끝'에서-..
2012.06.26 -
**《아침의 시》김광규-재수좋은 날**
Eyes of Elvira / Alex Fox 재수좋은 날 / 김광규 오늘은 별다른 일이 없었다 끔찍한 교통사고도 일어나지 않았고 소매치기나 날치기를 당하지도 않았다 최루탄 때문에 눈물을 흘리지도 않았고 길가에서 가방을 열어보이지도 않았고 닭장차에 갇히지도 않았다 두들겨 맞거나 칼에 찔리지도 않..
2012.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