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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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단]김정수-산벚꽃**
산벚꽃 ◈김정수◈ 정오에 꽁지머리 달랑대는 물음표 바람의 계산법은 도무지 알 수 없어 이제는 엷은 꽃잎을 하늘에다 내거는 일 당신이 내 곁에 와 헤프게 구걸할 때 사월 훔친 도벽사 새하얀 거짓말들 흰 구름 눈치도 없이 가다 말고 머뭇대다 햇살이 화려체로 필사하는 봄 문장 산비..
2016.04.25 -
**[국제시단]김정권-낙엽 지는 풍경**
낙엽 지는 풍경 ◈김정권◈ 대관령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다 얼핏 눈에 띈 풍경 불량해 보이는 한두 가랑잎 뉴우튼의 법칙에 한 방 먹이는 놈 증기기관차 소리를 내는 놈 막힌 길처럼 하늘을 보게 만드는 놈 추락을 비상의 기회로 삼는 놈 가장 높이 떠서 수평선 저 멀리 다가오는 봄을 ..
2016.04.25 -
**[가슴의 시]최명길-늦봄**
늦 봄 ◈최명길◈ 도꼬마리 털게다리가 물푸레나무 둥치를 타고 기어오른다. 보슬비 내린 후 적막강산 지나 쪽박넝쿨도 댕댕이덩굴도 두어 뼘 -------------------------------------------------------------- ▶최명길=(1940~2014) 강릉 출생 1975년 ‘해역에 서서’, ‘자연서경’, ‘은유의 숲’ 등으로 현..
2016.04.25 -
**[아침의 시]함민복-숟가락**
Autumn Wind - Bandari 숟가락 ◈함민복◈ 숟가락아 넌 뭘 먹고 사니? 먹여 줌을 먹고 산다고 꼭 어미들 같구나 그래 그래 불 물 나무 쇠 흙 해 달 공기 다 어미지 다 숟가락이지 목숨이 타고 가는 배 한 척이지 시집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시인생각) 中 ---------------------------..
2016.04.22 -
**[국제시단]고훈실-굴거리 나무**
굴거리 나무 ◈고훈실◈ 우산을 접는다 해진 얼굴을 달고 익숙해진 눈발 속 헝클어진 것들을 생각한다 베네치아 수제 레이스는 격자 창살을 달고 있다 여자의 손 끝에서 흰 창문이 하나씩 태어날 때 심장이 몇 올씩 빠져나간다 닫힌 우산 속에 오래 신음한 표정이 얼어붙고 지금은 우두..
2016.04.18 -
**[가슴의 시]공광규-수종사 풍경**
< 수종사 풍경 ◈공광규◈ 양수강이 봄물을 산으로 퍼올려 온 산이 파랗게 출렁일 때 강에서 올라온 물고기가 처마 끝에 매달려 참선을 시작했다 햇볕에 날아간 살과 뼈 눈과 비에 얇아진 몸 바람이 와서 마른 몸을 때릴 때 몸이 부서지는 맑은 소리. -----------------------------------------------..
2016.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