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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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이영광-아득한 전생**
아득한 전생 / 이영광 내가 당신을 사랑했다면 여기, 없겠지요 별안간 목련 그늘이 다정히 문 열어준 빛의 길로 걸어오는 추억을 보고 있지 못하겠지요 내가 당신을 사랑했다면 어디선가 본 듯한 그가 저만치 하얗게 앉아 있는 부활 이후이고, 당신은 아득한 전생이겠지요 -계간 '문학동..
2012.03.29 -
**[아침의 시]조정인-슬픔의 문수**
슬픔의 문수 / 조정인 허리께에 닿는 낮은 대문, 집둘레는 빨강 노랑 자잘한 꽃들로 가꾸어져 있다 떠오르다 가라앉곤 하는 섬 하나, 심하게 다리 저는 남자가 그리로 가더니 한참을 구겨앉는다 고개를 꺾고 꽃을 들여다보는 어깨 위로 투명한 얼룩 같은 햇살이 어룽진다 나는 남자가 일..
2012.03.21 -
**[아침의 시] 이용악-소 원**
청산에 살리라 소 원 / 이용악 나라여 어서 서라 우리 큰놈이 늘 보구픈 아저씨 유정이도 나와서 토장국 나눠 마시게 나라여 어서 서라 꿈치가 드러난 채 휘정휘정 다니다도 밤마다 잠자리밭 가없는 가난한 시인 산운이도 맘놓고 좋은 글 쓸 수 있게 나라여 어서 서라 그리운 이들 너무 많..
2012.03.19 -
**[아침의 시]왕 유-송 별(送 別)**
송 별(送 別) / 왕 유 산 속에서 배웅을 끝내고 저녁 어스름에 사립을 닫는다 봄 풀은 명년에도 푸르겠지만 왕손은 돌아올까 아니 올까 -'세계의 명시'에서- +++++++++++++++++++++++++++++++++++++++++++ ▶왕유=701∼761년. 중국 시인. 중국의 자연은 그에 의해 새로운 입김을 얻었으며 당나라 사람의 강..
2012.03.18 -
**[아침의 시] 백 석- 여 승**
여 승 / 백 석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늬 산 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따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섭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
2012.03.12 -
**[아침의 시]첫사랑-괴 테**
첫사랑 / 괴 테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한갓 비유에 지나지 않을뿐 이루기 힘든 것이 여기 이루어졌음을... 말로 표현하기 힘든 것이 여기 이루어졌음을...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높이 이끌어준다 -천양희 편 '세계의 애송시'(1989년·청하)- ++++++++++++++++++++++++++++++++++++++++++++++ ▶요한 ..
2012.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