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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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숙-매화**
매 화 -송정숙- 나는 섬진강에 가야해요 겨우내 묵묵히 흐르던 강물엮어 곱게 핀 매화가 나를 부르니 봄처녀 버선발로 사쁜히 오기전에 하얀 미소 찾아 가야 해요 나는 섬진강에 가야 해요 북풍 찬비람 올올이 엮어 가는 그대 서러워 곱게 피고 지는 꿈속에 꽃이 나를 부르니 두근대는 가..
2012.03.11 -
**[아침의 시]박형준-발걸음**
발걸음 / 박형준 거리나 광장을 거닐다가 갑자기 어쩔 줄 모르는 어린아이가 되는 순간들. 아무도 이름을 모르고 아무도 집에 데려다 주지 않는 너무 자란 이 어린이. 그저 발에 생각이 돋아나듯 걸음에 자신을 맡기고 걷기만 한다. 아, 걸음 속에는 초록이 숨어 있는가. 불안으로 가득찬 ..
2012.03.08 -
**[아침의 시]이기인-둔각의 바위**
둔각의 바위 / 이기인 땅을 덮은 바위의 귀는 온몸이다 쑥이 쑥쑥 나오다 바위와 만났다 둔각의 바위가 둔하게 웃어서 쑥이 쏘옥 자기 빛을 그 사이에서 키웠다 더 이상 바위를 밀지 않았다 바위 옷은 둔각으로 조용했다 쑥 빛은 예각으로 흔들리고 지평의 초록은 평면을 둥글게 감았다 ..
2012.03.07 -
**[아침의 시]김수영-채소밭 가에서**
기억해(Piano&violin) ... Various Artists 채소밭 가에서 / 김수영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강바람은 소리도 고웁다.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달리아가 움직이지 않게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무성하는 채소밭 가에서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돌아오는 채소밭 가에서 기운을 주라 ..
2012.03.05 -
**[아침의 시]함민복-긍정적인 밥**
긍정적인 밥 / 함민복 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
2012.03.01 -
**[아침의 시]김수우-수목장(樹木葬)**
수목장(樹木葬) / 김수우 그녀는 기차를 갈아탄다 한 줌 뼛가루로 굴참나무 밑에 하얗게 뿌려진다 보풀 많던 어머니라는 이름, 흙뿌리가 된다 팔십 년을 세운 몸의 사원을 헐고 다시 팔십 년을 큰키나무로 꾸리시려나 옆구리로 싯달타를 낳은 마야부인처럼 옆으로만 누워 꿈을 꾸던 여자 ..
2012.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