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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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김소월-첫치마**
첫치마 -김소월- 봄은 가나니 저문 날에, 꽃은 지나니 저문 봄에, 속없이 우나니, 지는 꽃을, 속없이 느끼나니 가는 봄을. 꽃지고 잎 진 가지를 잡고 미친 듯 우나니, 집난이는 해 다 지고 저문 봄에 허리에도 감은 첫치마를 눈물로 함빡히 쥐어짜며 속없이 우노나 지는 꽃을, 속없이 느끼노..
2012.04.16 -
**[아침의 시]레오나드 W. 두브- 사냥꾼의 노래**
사냥꾼의 노래 / 레오나드 W. 두브 숲 속, 깊은 밀림 속에서 우리는 일을 하노라 어떤 사냥꾼은 구멍을 파고 다른 사냥꾼은 덫을 놓고 잡은 고기는 친구들과 나누고 남은 부분은 조각을 내어 불에 말리노라 우리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죽을 사람들 그러니 사냥꾼들이여, 우리 모두 좋은 친..
2012.04.15 -
**[아침의 시]송찬호-복사꽃**
복사꽃 / 송찬호 옛말에 꽃싸움에서는 이길 자 없다 했으니 그런 눈부신 꽃을 만나면 멀리 피해 가라 했다 언덕 너머 복숭아밭께를 지날 때였다 갑자기 울긋불긋 복면을 한 나무들이 나타나 앞을 가로막았다 바람이 한 번 불자 나뭇가지에서 후드득 후드득, 꽃의 무사들이 뛰어내려 나를 ..
2012.04.13 -
**[아침의 시]김사인-꽃**
꽃 / 김사인 모진 비바람에 마침내 꽃이 누웠다 밤내 신열에 떠 있다가 나도 푸석한 얼굴로 일어나 들창을 미느니 살아야지 일어나거라, 꽃아 새끼들 밥 헤멕여 학교 보내야지 -시집 '가만히 좋아하는'에서- ++++++++++++++++++++++++++++++++++++++++ ▶김사인=1955년 충북 보은 출생. 1982년 동인지 '시..
2012.04.04 -
**[아침의 시]릴케-내 눈 감은 뒤에도**
내 눈 감은 뒤에도 -릴케- 내 눈 감은 뒤에도 당신을 볼 수 있어요 내 귀 막더라도 당신의 말 들을 수 있어요 발이 없어도 당신에게 갈 수 있고 입 없어도 당신에게 호소할 수 있어요 내 팔 꺾더라도 손으로 잡을 수 있어요 손으로 잡듯이 가슴으로 당신을 잡을 수 있어요 심장이 멎더라도 ..
2012.04.02 -
**(아침의 시)두 보-배를 타고**
배를 타고 / 두 보 남경에서 밭을 갈며 오래도록 나그네 되어 북쪽으로 난 창가에 앉아 애타게 북녘을 바라보고 낮에는 늙은 마누라와 작은 배에 올라 강가에서 어린 것이 물장구치는 걸 바라보네 호랑나비 서로 좇아 날아다니고 두 송이 연꽃은 저절로 짝이 되네 마실 차와 사탕수수 즙..
2012.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