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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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있는 아침]정희성-난초**
물소리 바람소리 난 초 ◆정희성◆ 오십 줄 내 나이 맑은 어둠을 둘러 어제는 난초잎 한 줄기가 새로 올라왔다 그 해맑은 수묵색(水墨色) 차분한 그늘을 데불고 나의 잠 속엔 한밤 내 벌레가 쑤런거린다 난초잎 한 줄기를 바라보고 있으면 아닌 밤 잠마저 외롭다 ----------------------------------..
2016.02.18 -
**[시있는 아침]이상화-눈이 오시네**
눈이 오시네 ◆이상화◆ 내마음은 밋치나니 내마음은 달뜨나니 오 눈오시는 오날밤에 그리운 그이는 가시네 그리운 그이는 가시고 눈은 작고 오시네 눈이 오시면- 내마음은 달뜨나니 내마음은 밋치나니 오 눈오시는 이밤에 그리운 그이는 가시네 그리운 그이는 가시고 눈은 오시네! -----..
2016.02.13 -
**[시있는 아침]예이츠-이니스프리 호도(湖島)**
이니스프리 호도(湖島)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나 이제 일어나 가야겠네, 이니스프리로 가야겠네, 거기에 진흙과 욋가지로 작은 오두막을 짓고, 아홉 이랑의 콩밭을 가꾸고, 꿀벌 한 통 기르며, 벌 소리 요란한 숲 속에 홀로 살리. 그러면 거기에서 얼마간 평화를 얻으리, 왜냐하면 평..
2016.02.11 -
**[시있는 아침]기형도-빈 집**
빈 집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네 --..
2016.01.29 -
**[시있는 아침]폴 엘뤼아르-우리의 삶 II**
우리의 삶 II ◆폴 엘뤼아르◆ 우리는 혼자서가 아니라 둘이서 목적지를 향해 가리라 우리 둘이 서로를 알게 되면 모든 사람을 알게 되리라 우리는 모두 서로를 사랑할 것이며 우리의 아이들은 고독한 자가 눈물 흘리는 서글픈 전설을 비웃으리라. -----------------------------------------------------..
2016.01.26 -
**[시있는 아침]최영규-나를 오른다**
나를 오른다 ◆최영규◆ 오르고 싶다고 생각만 하면 금세 산이 또 하나 쑥 솟아 오른다 내 안은 그런 산으로 꽉 차 있다 갈곳산, 육백산, 깃대배기봉, 만월산, 운수봉… 그래서 내 안은 비좁다 비좁아져 버린 나를 위해 산을 오른다 나를 오른다 (중략) 기진맥진 나를 오르고 나면 내 안의 ..
2016.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