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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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있는 아침]이우걸-삼랑진역**
삼랑진역 ◈이우걸◈ 낙엽이 쌓여서 뜰은 숙연하다 노인 혼자 벤치에 앉아 안경알을 닦는 사이 기차는 낮달을 싣고 어디론가 가고 있다 -------------------------------------------------------------- ▶이우걸=(1946~ )경남 창녕 출생. 1972년 《월간문학》당선, 1973년 《현대시학》등단. 시집 『지금은 누..
2016.03.19 -
**[시있는 아침]한석호-목련꽃 우화**
목련꽃 우화 ◈한석호◈ 내 사랑은 늘 밤하늘 혹은 사막이었다. 멈칫멈칫, 허공의 쟁반을 돌리는 나뭇가지에 흰 불덩이들 걸려 있다. 염천의 사막을 탈주한 낙타의 식욕인지 고압 호스를 들이대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다. 순정한 저 불의 잔이 나를 유혹하며 숨 막히게 한다. 시인이여, ..
2016.03.19 -
**[시있는 아침]천선자-파놉티콘·12-카메라**
파놉티콘·12-카메라 ◈천선자◈ 찰칵, 그의 눈이 깜박할 찰나, 그의 눈 속에 마음의 집을 짓는다. 크고 넓은 창을 만들어 잘 닦는다. 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의 귀로 듣고, 그의 가슴으로 느낀다. 참으로 따스하고 편한 넓은 세상이 보인다. ---------------------------------------------------..
2016.03.19 -
**[시있는 아침]릴케-장미의 속**
Gypsy Love Waltz 장미의 속 ◈릴케◈ 어디가 이 속에 대한 밖인가요? 어떤 아픔 위에 그 아마의 천을 놓습니까? 어떤 하늘이 이 열린 장미의 이 무사무념(無思無念)의 장미꽃 호수 속에서 비추이고 있습니까. 보십시오. 장미꽃들은 떨리는 손으로 결코 헝클어트릴 수 없다는 듯 풀어져 흐트러..
2016.03.14 -
**[시있는 아침]이윤학-들깨를 터는 저녁**
들깨를 터는 저녁 ◈이윤학◈ 구장네 아줌마 둘이서 머리끄덩이를 잡고 들깨를 턴 포장에서 뒹굴었다 서로의 어깨를 잡고 흐느껴 울었다 누레진 들깨 토매를 털었듯이 서로의 어깨를 두드렸다 뒷산의 멧비둘기가 시원하게 속을 긁었다 벌써부터 구장의 프라이드 베타가 산모롱이에 정..
2016.03.11 -
**[시있는 아침]박남준-화살나무**
화살나무 ◈박남준◈ 그리움이란 저렇게 제 몸의 살을 낱낱이 찢어 갈기 세운 채 달려가고 싶은 것이다 그대의 품 안 붉은 과녁을 향해 꽂혀 들고 싶은 것이다 화살나무, 온몸이 화살이 되었으나 움직일 수 없는 나무가 있다 --------------------------------------------------------------- ▶박남준=(1957~..
2016.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