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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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있는 아침]송유나-이른 봄, 터널 지나며**
이른 봄, 터널 지나며 ◇송유나◇ 는개 내리는 이른 아침, 의왕터널 지나가다 입구부터 쏟아지는 레이저 광선 쫒는 눈길 감춰진 속내 들킨 듯 뒷수습이 가쁘다 겨우내 얼어붙은 응어리 풀고 풀어 뼈마디 시린 아픔 꽃망울로 터지는가 빌붙은 용종 덩이가 슬그머니 앉아있다 힘겹게 달..
2015.03.02 -
**[시있는 아침]장석남-속삭임**
속삭임 ◇장석남◇ 솔방울 떨어져 구르는 소리 가만 멈추는 소리 담 모퉁이 돌아가며 바람들 내쫓는 가랑잎소리 새벽달 깨치며 샘에서 숫물 긷는 소리 풋감이 떨어져 잠든 도야지를 깨우듯 내 발등을 서늘히 만지고 가는 먼, 먼, 머언, 속삭임들 --------------------------------------------------------..
2015.03.02 -
**[시있는 아침]서정주-한양호일(漢陽好日)**
한양호일(漢陽好日) ◇서정주◇ 열대여섯살짜리 소년이 작약(芍藥)꽃을 한아름 자전거(自轉車)뒤에다 실어끌고 이조(李朝)의 낡은 먹기와집 골목길을 지내가면서 연계(軟鷄)같은 소리로 꽃사라고 웨치오. 세계에서 제일 잘 물디려진 옥색(玉色)의 공기 속에 그 소리의 맥(脈)이 담기오. ..
2015.03.02 -
**[시있는 아침]막스 자콥-지평선**
지평선 ◇막스 자콥◇ 그녀의 하얀 팔이 내 지평선의 전부였다. --------------------------------------------------------------- ▶막스 자콥=(1876~1944)유태계 시인 막스 자콥은 1876년 프랑스 브르타뉴의 수도 캥페르에서 태어났다. 그는 22세가 되던 해 프랑스 파리에서 예술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으며, 그..
2015.02.26 -
**[시있는 아침]박용래-손거울**
손거울 ◇박용래◇ 어머니 젊었을 때 눈썹 그리며 아끼던 달 때까치 사뿐이 배추 이랑에 내릴 때 ― 감 떨어지면 친정(親庭)집 달 보러 갈거나 손거울 ------------------------------------------------------------- ▶박용래=(1925~80)(朴龍來)충남 논산 사람 1956년 현대문학에 [가을의 노래][황토(黃土)길]추..
2015.02.24 -
**[시있는 아침]정명희-고사(枯死)**
고사(枯死) ◇정명희◇ 따스한 귤차 생각 속살 여섯쪽 깨물다가 톡톡 튀어나오는 알갱이들 속정들은 다 쏟아 버리고 딱지처럼 말리려는 그 때 어쩌면 그리도 납족이 조아리던가 괜시리 엿들었다 비워 버리세요 그대 그것 또한 사랑이려나 오늘은 울림 대단하다 ----------------------------------..
2015.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