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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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있는 아침]황인숙-세상의 모든 비탈**
세상의 모든 비탈* ◇황인숙◇ 걷는 게 고역일 때 길이란 해치워야 할 ‘거리’일 뿐이다 사는 게 노역일 때 삶이 해치워야 할 ‘시간’일 뿐이듯 하필이면 비탈 동네 폐지를 모으는 할머니들 오늘 밤도 묵묵히 납작한 바퀴 위에 둥드러시 높다랗게 비탈을 싣고 나른다 비에 젖으면 몇 곱..
2015.03.30 -
**[시있는 아침]울라브 H 하우게-언덕 꼭대기에 서서 소리치지 말라**
언덕 꼭대기에 서서 소리치지 말라 ◇울라브 H 하우게◇ 거기 언덕 꼭대기에 서서 소리치지 말라. 물론 네 말은 옳다, 너무 옳아서 말하는 것이 도리어 성가시다. 언덕으로 들어가, 거기 대장간을 지어라, 거기 풀무를 만들고, 거기 쇠를 달구고, 망치질하며 노래하라! 우리가 들을 것이다,..
2015.03.29 -
**[시있는 아침]송찬호-처음 전기가 들어올 무렵
옛날 옛적 우리 고향 마을에 처음 전기가 들어올 무렵 ◇송찬호◇ 마당가 분꽃들은 노랑 다홍 빨강 색색의 전기가 들어온다고 좋아하였다 울타리 오이 넝쿨은 5촉짜리 노란 오이꽃이나 많이 피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닭장 밑 두꺼비는 찌르르르 푸른 전류가 흐르는 여치나 넙죽넙죽 받아..
2015.03.27 -
**[시있는 아침]김혜순-지평선**
지평선 ◇김혜순◇ 누가 쪼개놓았나 저 지평선 하늘과 땅이 갈라진 흔적 그 사이로 핏물이 번져 나오는 저녁 누가 쪼개놓았나 윗눈꺼풀과 아랫눈꺼풀 사이 바깥의 광활과 안의 광활로 내 몸이 갈라진 흔적 그 사이에서 눈물이 솟구치는 저녁 상처만이 상처와 서로 스밀 수 있는가 두 눈..
2015.03.27 -
**[시있는 아침]맹숙영-손톱 속 유영遊泳**
손톱 속 유영遊泳 ◇맹숙영◇ 내 손톱 안엔 작은 우주가 있다 무음無音의 힐링열차 지나간 자리엔 빛바랜 하현달이 아스라하다 꿈꾸고 있는지 몽롱하다 나는 별자리에 서서 행성으로 가는 별꽃 길을 바라본다 홀로 인증 샷 하고 돌아선 자리 머리에 꽂고 간 나비 핀 하나 날개 펴고 날아..
2015.03.27 -
**[시있는 아침]으젠느 기유빅-나는 알고 있다**
나는 알고 있다 ◇으젠느 기유빅◇ 이 세상엔 다른 바다들도 있음을 나는 알고 있다, 어부의 바다, 항해자들의 바다, 수병들의 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죽기를 원하는 이들의 바다 등 나는 이런 바다들을 나열하는 사전이 아니야, 내가 말하는 건 우리 둘에 관해서지 내가 바다를 말할 때면..
2015.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