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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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있는 아침]김사인-삼우 무렵**
삼우 무렵 ◇김사인◇ 서리태 한두홉을 냄비에 볶습니다. 서리태를 볶아 와 팔순의 아버지와 작은아들 나와 손녀아이가 둘러앉아 콩을 먹습니다. 어머니는 가시고 장맛비가 오는데 갓 올린 봉분 안부를 아무도 묻지 않고 오독오독 콩을 깨뭅니다. 콩그릇 곁으로 삼대가 둘러앉아 찧고 까..
2015.03.26 -
**[시있는 아침]아틸라 요제프-일곱 번째 사람**
일곱 번째 사람 ◇아틸라 요제프◇ 이 세상에 나오면 일곱 번 다시 태어나세요- 불난 집에서 한 번, 눈보라 치는 빙원에서 한 번, 광란의 정신병원에서 한 번, 바람이 몰아치는 밀밭에서 한 번, 종이 울리는 수도원에서 한 번, 비명을 지르는 돼지들 가운데서 한 번, 여섯 아이가 울지만 충..
2015.03.20 -
**[시있는 아침]최승자-깊고 고요하다**
깊고 고요하다 ◇최승자◇ 검은 활시위 검은 화살 깊고 고요하다 내가 닫아버렸던 고통의 문(門)을 누가 다시 열어놓았을까 가만히 스쳐만 가시라 잠의 꿈결에서인 듯 꿈의 잠결에서인 듯 ----------------------------------------------------------- ▶최승자=(1952~ )충청남도 연기에서 출생. 고려대학교..
2015.03.20 -
**[시있는 아침]권오정-꽃샘 추억**
꽃샘 추억 ◇권오정◇ 봄날 아침 볼이 아리도록 알싸한 꽃샘바람 성벽의 정상에서 꿈처럼 가비엽게 내려앉은 폭설 속 산행 눈꽃 숲의 사슴 새끼가 되어 팔딱거리던 기억 저편 어딘가의 추억 속으로 잠시 착상의 나래를... 산성을 뒤로한 봄볕 수류를 타고 바다로 내닫고 싶은 하오의 ..
2015.03.20 -
**[시있는 아침]김소월-봄비**
봄 비 -김소월- 어룰없이 지는 꽃은 가는 봄인데 어룰없이 오는 비에 봄은 울어라. 서럽다, 이 나의 가슴속에는! 보라, 높은 구름 나무의 푸릇한 가지. 그러나 해 늦으니 어스름인가. 애달피 고운 비는 그어오지만 내 몸은 꽃자리에 주저앉아 우노라. ----------------------------------------------------..
2015.03.20 -
**[시있는 아침]문태준-아침**
Chi Mai (외) -Johnny Pearson 아 침 -문태준- 새떼가 우르르 내려앉았다 키가 작은 나무였다 열매를 쪼고 똥을 누기도 했다 새떼가 몇 발짝 떨어진 나무에게 옮겨가자 나무상자로밖에 여겨지지 않던 나무가 누군가 들고 가는 양동이의 물처럼 한번 또 한 번 출렁했다 서 있던 나도 네 모서리가 ..
2015.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