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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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있는 아침]유홍준-슬하**
슬 하 -유홍준- 고인의 슬하에는 무엇이 있나 고인의 슬하에는 고인이 있나 저녁이 있나 저녁의 슬하에는 무엇이 있나 저 외로운 지붕의 슬하에는 말더듬이가 있나 절름발이가 있나 저 어미새의 슬하에는 수컷이 있나 암컷이 있나 가만히 돌을 두드리며 묻는 밤이여 가만히 차가운 쇠붙..
2015.03.12 -
**[시있는 아침]프랑시스 퐁주-새**
새 -프랑시스 퐁주- 가는 화살 또는 짧고 굵은 투창, 지붕 모서리를 에둘러가는 대신, 우리는 하늘의 쥐, 고깃덩이 번개, 수뢰, 깃털로 된 배, 식물의 이, 때로 높은 가지 위에 자리잡고, 나는 그곳을 엿본다, 어리석고, 불평처럼 찌부러져서 …… ----------------------------------------------------------..
2015.03.11 -
**[시있는 아침]김경미-오늘의 결심**
오늘의 결심 ◇김경미◇ 라일락이나 은행나무보다 높은 곳에 살지 않겠다 초저녁 별빛보다 많은 등을 켜지 않겠다 여행용 트렁크는 나의 서재 지구 끝까지 들고 가겠다 썩은 치아 같은 실망 오후에는 꼭 치과엘 가겠다 밤하늘에 노랗게 불 켜진 보름달을 신호등으로 알고 급히 횡단보도..
2015.03.10 -
**[시있는 아침]장석주-기러기**
기러기 ◇장석주◇ 착해지지 않아도 돼. 무릎으로 기어 다니지 않아도 돼. 사막 건너 백마일, 후회 따윈 없어. 몸속에 사는 부드러운 동물, 사랑하는 것을 그냥 사랑하게 내버려두면 돼. 절망을 말해보렴, 너의. 그럼 내 절망도 말할 테니. 그러면 세계는 굴러가는 거야. 그러면 태양과 비..
2015.03.07 -
**[시있는 아침]정현종-견딜 수 없네**
견딜 수 없네 ◇정현종◇ 갈수록, 일월(日月)이여, 내 마음 더 여리어져 가는 8월을 견딜 수 없네. 9월도 시월도 견딜 수 없네. 흘러가는 것들을 견딜 수 없네. 사람의 일들 변화와 아픔들을 견딜 수 없네. (…) 시간을 견딜 수 없네. 시간의 모든 흔적들 그림자들 견딜 수 없네. 모든 흔적은 ..
2015.03.06 -
**[시있는 아침]박목월-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길목에서**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길목에서 ◇박목월◇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바람결에는 싱그러운 미나리 냄새가 풍긴다. 해외로 나간 친구의 체온이 느껴진다. 참으로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골목길에는 손만 대면 모든 사업이 다 이루어질 것만 같다. 동?서?남?북으로 틔어 있는 골목마다 수..
2015.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