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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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있는 아침]김이듬-시골 창녀**
시골 창녀 ◇김이듬◇ (…) 부스스 펜을 꺼낸다 졸린다 펜을 물고 입술을 넘쳐 잉크가 번지는 줄 모르고 코를 훌쩍이며 강가에 앉아 뭔가를 쓴다 나는 내가 쓴 시 몇 줄에 묶였다 드디어 시에 결박되었다고 믿는 미치광이가 되었다 눈앞에서 마귀가 바지를 내리고 빨면 시 한 줄을 주지 악..
2015.01.05 -
**[시있는 아침]세사르 바예호-하얀 돌 위 검은 돌**
하얀 돌 위 검은 돌 ◇세사르 바예호◇ 나 죽을 것이다 파리에서 소나기와 함께, 내가 기억하고 있는 어느 날. 나 죽을 것이다 파리에서- 나 뛰지 않고- 아마도 목요일, 오늘 같은, 가을의. 목요일일 것이다, 왜냐면 오늘, 목요일, 이 시구를 끄적대다, 상박근을 무리했고, 오늘같이는 한 번..
2015.01.04 -
**[시있는 아침]황인숙-슬픔이 나를 깨운다**
슬픔이 나를 깨운다 ⊙황인숙⊙ 슬픔이 나를 깨운다. 벌써! 매일 새벽 나를 깨우러 오는 슬픔은 그 시간이 점점 빨라진다. 슬픔은 분명 과로하고 있다. 소리 없이 나를 흔들고, 깨어나는 나를 지켜보는 슬픔은 공손히 읍하고 온종일 나를 떠나지 않는다. 슬픔은 잠시 나를 그대로 누워 있..
2014.12.30 -
**[시있는 아침]윌리엄 버틀러 예이츠-레다와 백조**
J Ai Peur(사랑의 두려움) - Paul Mauriat 레다와 백조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갑작스러운 일격 : 거대한 날개가 여전히 쳐대는 그 아래 비틀거리는 처녀, 그녀 넓적다리, 포옹한 것은 시커먼 물갈퀴, 그녀 목덜미, 사로잡은 것은 그의 부리, 그가 붙잡는다 그녀의 속수무책 젖가슴을 자기 가..
2014.12.27 -
**[시있는 아침]김사인-달팽이**
달팽이 ◎김사인◎ 귓속이 늘 궁금했다 그 속에는 달팽이가 하나씩 산다고 들었다 바깥 기척에 허기진 그가 저 쓸쓸한 길을 냈을 것이다 길 끝에 입을 대고 근근이 당도하는 소리 몇 낱으로 목을 축였을 것이다 달팽이가 아니라 (…) 부끄러운 저 구멍 너머에서는 누구건 달팽이가 되었을..
2014.12.25 -
**[시있는 아침]나희덕-심장을 켜는 사람**
심장을 켜는 사람 ♡나희덕♡ 심장의 노래를 들어보실래요? 이 가방에는 두근거리는 심장들이 들어 있어요 건기의 심장과 우기의 심장 아침의 심장과 저녁의 심장 두근거리는 것들은 다 노래가 되지요 오늘도 강가에 앉아 심장을 퍼즐처럼 맞추고 있답니다 동맥과 동맥을 연결하면 피가..
2014.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