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한편의詩調(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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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시조]김창근-휴대폰교(敎)**
휴대폰교(敎) / 김창근 신이 없다고 누가 감히 말하는가 언제 어디서나 지극 정성 예배하는 열렬한 저 신흥종교의 신도들을 보라 첨단 경전을 잠시도 손에서 놓지 않고 신나게 손가락으로 짚어보고 넘겨가며 주위는 아랑곳없이 넋 나간 듯 들여다보는 신의 음성 놓칠세라 연결선을 귀에 ..
2014.02.02 -
**[가슴의 시조]서정택-윷놀이**
윷놀이 -서정택- 치자 향 풀풀 내며 내려앉는 함박눈 넉가래 손잡이를 매만지는 잡부 앞에 김 서린 비닐하우스 노란 오이꽃이 핀다 하루치의 일당과 한 켤레 털신을 위해 살얼음 얇은 눈이 안 녹은 듯 녹은 내를 우리는 해진 발 대신 신을 들고 건넜다 이제는 갈라지고 자꾸만 터지는 손 ..
2014.01.27 -
**[한편의 시조]김소해-위층에는 세탁소 아저씨가 산다**
위층에는 세탁소 아저씨가 산다 / 김소해 실밥 뜯듯 다투는 소리 늦도록 끝이 없다 저렇게 틈이 벌면 얼굴 어찌 대할까 어설픈 걱정하느라 남은 잠이 달아난다 비비새 조잘거림 아침이 상쾌하다 해장국 끓이는가 또닥또닥 도마질 소리 아저씨 다림질 솜씨로 주름들을 지웠나 출근길 엘리..
2014.01.25 -
**[가슴의 시조]조동화-눈 내리는 밤**
눈 내리는 밤 -조동화- 땅의 부끄러움을 이미 다 보았거니 굳이 남은 것들을 들추어 무엇하리 하늘이 무명옷 한 벌 밤새 지어 입힌다. 지상에 은성(殷盛)하는 어둠보다 더 큰 사랑 한없이 다독이며 안아주는 용서 앞에서 아기의 젖니가 돋듯 태어나는 세상이여. 달과 별이 숨었어도 스스로..
2014.01.20 -
**[한편의 시조]이승현-글에 풀을 먹이다**
글에 풀을 먹이다 / 이승현 떠난 말語이 남기고 간 빈 집이 된 시어詩語 한 줄 먹물 번진 화첩마냥 처진 획도 보인다 되짚고 되짚어 봐도 도드라질 수 없는 글 엉킨 자판 위를 한달음 내달려도 첫 타와 마지막 타 끝내 놓지 않는다면 아무리 헝클어졌어도 갈 곳 잃지 않는다고 시 안 된 생..
2014.01.16 -
**[가슴의 시조]하순희-종가의 불빛**
탑동종택전경 종가의 불빛 -하순희- 압정 같은 시간의 켜 연꽃으로 피워내며 막새기와 징검다리 품어 안고 건넜다 돌아서 되새겨 보면 탱자꽃빛 은은한데 누군가는 가야만 할 피할 수 없는 길 위에서 지고 피는 패랭이처럼 하늘을 이고 서서 추녀 끝 울리던 풍경 그 소리에도 마음 기댔다..
2014.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