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한편의詩調(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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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시조]장정애-어머니의 꽃길**
어머니의 꽃길 / 장정애 엄마는 여든 넘어 꽃길로 드시더니 생각 차츰 접어두고 마음으로 보시다가 이제는 그 마음도 접고 맑은 눈만 남으셨다. 예닐곱 살 아이 되어 동무 소식 물으시고, 엄마 아부지 보고 싶다 눈물도 보이시고, 그래도 꽃길 오가며 해맑게도 웃으신다. 가끔 엄마 따라 ..
2013.12.19 -
**[가슴의 시조]강문신-잊응께**
잊응께 / 강문신 그만, 뚝, 엥간이혀, 미안헐 거 한 개도 읍서 일할라 눈치 볼라 그 5년 내게 잘 헌 거여 그렁께 울지를 마러 날 울리지 말란마려! 건강허고 사업 잘 해야혀 그 술, 술 작작 마셔야 여자덜 조심하라꼬 패가망신 십상이여 알었지, 떠나면 곧 잊응께, 그만 일… 곧…잊응께… ---..
2013.12.19 -
**[가슴의 시조]이달균-북행열차를 타고**
북행열차를 타고 / 이달균 사리원 강계 지나며 빗금의 눈을 맞는다 북풍의 방풍림은 은빛 자작나무 퇴화된 야성을 찾아 내 오늘 북간도 간다 북풍에 뼈를 말리던 북해의 사람들 결빙의 청진 해안을 박제되어 서성이고 고래도 상처의 포경선도 전설이 되어 떠돌 뿐 다시 나는 가자 지친 북..
2013.12.15 -
**[한편의 시조]서숙희-주름집 한 채**
주름집 한 채 / 서숙희 깡마른 할머니 한 분 목욕탕에 드셨다 파란과 만장이 촘촘하게 내장된 다 낡은 압축파일과 같은 주름의 집 한 채 이력이나 내력의 코드로는 읽을 수 없는 한세상을 품고 안고 길러내고 남은 몸이 접힌 채 퉁퉁 붓는다 문득 탕 안이 끈적하다 --------------------------------..
2013.12.15 -
**[한편의 시조]최성아-부침개 한 판 뒤집듯**
부침개 한 판 뒤집듯 / 최성아 두둥실 프라이팬에 한가위 달이 뜬다 갖가지 잘 버무려 둥그렇게 다듬어진 어울려 살아가는 자리 이랬으면 좋겠다 지글지글 바닥 열기 골고루 나눠 보면 버티던 생것 날것 기세가 기울면서 앉았던 서로의 모습 점점 더 닮아간다 너와 나 선을 긋는 차이와 ..
2013.12.06 -
**[가슴의 시조]이송희-뚝**
뚝 / 이송희 1 헐거운 수도꼭지에서 물방울이 떨어진다 슬그머니 빠져나와 옆길로 새는 물 속으로 꼭 견디다가 울음이 된 그 시간 2 꽃병 속 미니장미가 고개를 꺾는다 바닥에 떨어지는 아주 얇은 비명 한 줄기 떠나간 네 그림자가 발목을 덮는다 3 풀어진 동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마른 ..
2013.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