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한편의詩調(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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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시조]천성수-복권을 사는 날**
복권을 사는 날 / 천성수 복권을 사는 날은 밤하늘이 밝습니다 가슴 속 그 어디쯤 만수위로 넘실넘실 비탈길 오르더라도 숨 가쁘지 않습니다 쌀쌀한 지갑 속에 콧노래를 담아선지 일 나서는 새벽길이 춥지도 않습니다 이 겨울 응달진 곳에 봄기운이 올 듯도 반찬이 없더라도 나날이 진수..
2014.01.09 -
**[가슴의 시조]정희경-소한(小寒)**
소한(小寒) -정희경- 곡괭이가 쨍! 하고 언 땅을 튀어오른다 땅속 깊이 묻어둔 무들의 겨울 안부 꼿꼿이 견뎌온 시간 흙냄새 알싸하다 어디까지 내려가야 체온에 닿을 수 있나 들이치는 눈발에도 끄떡없는 저 성역 달빛도 더디 흘러서 긴 고요를 건넌다 -----------------------------------------------..
2014.01.09 -
**[한편의 시조]1김호길-아침 시곡(試曲)**
아침 시곡(試曲) / 김호길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산의 소리 누리에 빛 트이는 내 안의 아픔소리 그 소리 소리들 중에 맑고 고운 네 목소리 이봐 남해바다 잔잔한 물이랑을 숨죽여 느껴 우는 그 잔잔한 물이랑을 네 생각 가슴을 핥고 파도치는 물이랑을 아침은 품안에 가득 밀려오는 바다..
2014.01.03 -
**[가슴의 시조]정상혁-활
활 -정상혁- '활' 하고 무사처럼 차분히 발음하면 입 안의 뼈들이 벼린 날처럼 번뜩이고 사방은 시위 당겨져 끊어질 듯 팽팽하다 가만히 입천장에 감겨오는 혀처럼 부드럽게 긴장하는 단어의 마디마디 매복한 자객단처럼 숨죽인 채 호젓하다 쏠 준비를 하는 순간 모든 게 과녁이다 호흡 ..
2014.01.02 -
**[한편의 시조]김영주-뉘엿뉘엿**
뉘엿뉘엿 / 김영주 머리 하얀 할머니와 머리 하얀 아들이 앙상하게 마른 손을 놓칠까 꼬옥 잡고 소풍 온 아이들처럼 전동차에 오릅니다 머리 하얀 할머니 경로석에 앉더니 머리 하얀 아들 손을 살포시 당기면서 옆자리 비어 있다고 여 앉아 앉아 합니다 함께 늙어 가는 건 부부만은 아닌 ..
2013.12.27 -
**[한편의 시조]정해송-기 척**
기 척 / 정해송 한밤에 기침하면 어머니가 먼저 안다 잦으면 애가 쓰여 거실을 서성이고 사원이 보이는 쪽으로 두 손 모아 앉으시다 새벽을 일으키는 어머니의 묵상기도 영성의 맑은 피가 뇌혈관을 통해오고 한 사발 따끈한 자애 잠긴 목이 풀렸으니 방에도 거실에도 어머니는 이제 없다 ..
2013.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