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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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의 시조]리강룡-도동 측백수림**
도동 측백수림 ◈리강룡◈ 천 살을 묵었다 카네 저 빼빼한 나무들이 험한 바우 틈서리 비집고 들어 앉아 안즉도 청청한 웃음 웃고 있다 아이가 서거정 큰 선생도 저들을 봤다 카제 북벽향림(北壁香林)이라 참한 이름도 지어주고 달구벌 십경 중에서 으뜸이라 카시다 나무도 천 년쯤은 비..
2016.07.30 -
**[詩가깃든 삶]강은교-겨자씨의 노래**
겨자씨의 노래 ◈강은교◈ 그렇게 크지 않아도 돼. 그렇게 뜨겁지 않아도 돼. 겨자씨만하면 돼. 겨자씨에 부는 바람이면 돼. 들을 귀 있는 사람은 알아 들어라 가장 작은 것에 가장 큰 것이 눕는다. -------------------------------------------------------------- ▶강은교=(1945~) 함남 홍원에서 출..
2016.07.30 -
**[시있는 아침]장인수-아버지, 제 손맛 어때요?**
아버지, 제 손맛 어때요? ◈장인수◈ 민수 녀석이 볼따귀가 벌게서 등교했다. “아버지가 또 때렸냐?” “손맛이 맵냐?” 녀석은 대꾸를 하지 않는다. “오늘 저녁에 김치찌개 끓여라.” 녀석에게 만 원을 건넨다. 한사코 받지 않는다. “나중에 이자 쳐서 갚아라. 김치찌개 끓여서 아버지..
2016.07.27 -
**[시있는 아침]김영산-두 나무**
두 나무 ◈김영산◈ 선암사 와송은 누워버렸다 오롯이 버티는 일 한가지 아니라며 한번 누워서 바라보라고 스스로 당당하게 누워버린 평생 박수근 나목은 벌거벗은 채 견딘다 집 나갔지만, 문밖 가장들 어깨 구부러지고 구부러져서 겨울 한복판을 무던하게 서서 --------------------------------..
2016.07.27 -
**[시있는 아침]안명옥-모과**
모 과 ◈안명옥◈ 땅의 살이 굳어지면 길이 된다 많이 밟힐수록 좋은 길이 된다 어머닌 굳은 손으로 뜨거운 냄비를 덥석 집어 올리나 난 아직 뜨거운 밥그릇 하나 들지 못한다 굳는다는 건 수많은 길들이 내 안으로 천천히 들어오는 것 책상 위 모과가 굳어가면서 향기가 더 진해지고 있..
2016.07.26 -
**[가슴의 시조]박해성-하모니, 하모니카**
하모니, 하모니카 ◈박해성◈ 더러는 불이 켜진 자정 넘어 아파트촌 듬성듬성 이 빠진 곳 불협화음 걸리지만 한번쯤 불어보고 싶다, 옆집 오빠 하모니카처럼 반듯한 네모 네모 숨죽인 칸칸마다 그 입술 스칠 때면 내 가슴 열리는 소리 철 이른 목감기인 듯 목젖 울컥, 복받치고 실비 같은 ..
2016.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