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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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의 시조]이나영-사는 게 詩詩하네**
사는 게 詩詩하네 ◈이나영◈ 시를 쓰면 뭐가 좋니 시집내면 돈이 되니 쓸 수밖에 없으니까, 먹고 사는 길은 아냐, 단숨에 발가벗겨진 그 말 앞에 가만 섰다 술 한 잔 되지 못한 몇 마디를 채워 넣고 독한 것, 내뱉으며 눈을 한번 치켜뜬다 그래도 미끄덩하며 뭔가 빠져 나간다 ----------------..
2016.07.02 -
**[시있는 아침]오삼록-초사흘**
초사흘 ◈오삼록◈ 그물코가 뚝뚝 끊어질 듯 차, 오르던 숭어는 가고 낡은 배 한 척 바람에 삐거덕 거린다 노을이 벌겋게 내린 강은, 몹시 출렁인다 청둥오리 푸드덕 강을 가르며 날아올라 어둑한 하늘에 별이, 튀밥처럼 터진다 -------------------------------------------------------------- ▶오삼록=(19..
2016.07.01 -
**[詩가깃든 삶]조오현-재 한 줌**
재 한 줌 ◈조오현◈ 어제, 그끄저께 영축산 다비장에서 오랜 도반을 한 줌 재로 흩뿌리고 누군가 훌쩍거리는 그 울음도 날려 보냈다. 거기, 길가에 버려진 듯 누운 부도 돌에도 숨결이 있어 검버섯이 돋아났나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그대로 내려왔다. 언젠가 내 가고 나면 무엇이 남을 건..
2016.07.01 -
**[한편의 시조]김창식-달빛 젖은 뱀사골1**
Yesterday - Giovanni Marradi 달빛 젖은 뱀사골1 ◈김창식◈ 지리산 종주 백 리 협곡을 품어 서서 뱀사골 산장 첫날 기암기봉 기댄 비경 창살에 물먹은 달이 강물처럼 흐른다. -------------------------------------------------------------- ▶김창식=일본 현고현출생 1957년(19세/고2) 「촛불과나와」 시집을출간, ..
2016.06.30 -
**[詩가깃든 삶]신달자-등잔**
등 잔 ◈신달자◈ 인사동 상가에서 싼값에 들였던 백자 등잔 하나 근 십 년 넘게 내 집 귀퉁이에 허옇게 잊혀져 있었다 어느 날 눈 마주쳐 고요히 들여다보니 아직은 살이 뽀얗게 도톰한 몸이 꺼멓게 죽은 심지를 물고 있는 것이 왠지 미안하고 안쓰러워 다시 보고 다시 보다가 기름 한 줌..
2016.06.24 -
**[시있는 아침]양동식-밥**
밥 ◈양동식◈ 할머니는 평생 밥 밖에 몰랐다 아가 밥 먹어라― 밥 먹다가 동냥치 밥 주고 설거지 끝나면 개 밥 주고 벽시계 밥 먹이고 성냥골로 귓밥 파다가 감나무에 남은 까치밥 쳐다보다가 대처로 나간 큰아들 생각한다 (밥이나 먹었는지…) --------------------------------------------------------..
2016.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