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1333)
-
**[시있는 아침]이승하-슬픔의 실체**
슬픔의 실체 ◈이승하◈ 화장터에 가서 뼈 몇 줌으로 바뀌어 나온 자식을 강물에 뿌리는 일은 크나큰 슬픔이다 정신병원에 가서 환자복 입고 희게 웃는 누이동생을 보는 일은 기나긴 슬픔이다 내 삶의 원천이며 원동력인 슬픔이여 너에게 사로잡혀 울게 하지 마라 남의 슬픔을 이해하기 ..
2016.06.21 -
**[시있는 아침]고이케 마사요-두 개의 우산**
Tears In The Rain - Amir 두 개의 우산 ◈고이케 마사요◈ 큰 우산과 작은 우산 두 개가 주인을 기다리며 나란히 물방울을 떨어뜨리고 있다 작은 우산을 가진 아이가 커서 큰 우산은 가지겠지만 작은 우산이 커서 큰 우산이 되지는 않는다 나중에는 사람에게서 방치되어 가는 물건의 슬픔 이윽..
2016.06.20 -
**[시있는 아침]이승철-앙코르와트 가는 길**
앙코르와트 가는 길 ◈이승철◈ 자기 키보다 더 큰 노를 저어 한 소녀가 톤래샆 강을 건넌다. 때마침 연잎처럼 생긴 이파리 위에서 백로 몇 마리가 다리쉼을 한 채 무심한 세월을 굽어보고 있다. 한사코 뭔가를 이룩해보겠다고 비명 소리를 내지르던 날들아 결국 나에게 무엇을 안겨..
2016.06.20 -
**[가슴의 시조]김원-군내와 향내**
보고싶은 여인아 군내와 향내 ◈김 원◈ 사람은 늙을수록 군내가 나나 보다 아내는 나한테서 냄새가 난다 하며 향수를 농약 뿌리듯 내 몸에다 뿌려댄다. 사실은 아내도 군내가 나긴 난다 오래된 간장 냄새 잘 마른 건초 냄새 묵어서 깊은 그 냄새, 갈수록 나는 좋다. 향내도 미워지면 군내..
2016.06.20 -
**[詩가깃든 삶]조병화-호수**
호 수 ◈조병화◈ 물이 모여서 이야길 한다 물이 모여서 장을 본다 물이 모여서 길을 묻는다 물이 모여서 떠날 차빌 한다 당일로 떠나는 물이 있다 며칠을 묵는 물이 있다 달폴 두고 빙빙 도는 물이 있다 한여름 길을 찾는 물이 있다 달이 지나고 별이 솟고 풀벌레 찌, 찌, 밤을 새우는 물..
2016.06.19 -
**[한편의 시조]민달-바다, 꽃 피우다**
바다, 꽃 피우다 ◈민달◈ 하늘과 땅 그 사이 사막처럼 누워 있다 단풍 든 노을부터 잿빛 물든 해초까지 날마다 휘감아 섞어 희디흰 꽃 피워낸다 ---------------------------------------------------------------- ▶민 달=(1967~ )경남 산청 출생 △《전망》시 등단(1992). △부산일보, 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 ..
2016.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