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싶은詩(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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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의 한시]이광현-시골 마을 꽃**
시골 마을 꽃 ⊙이광현⊙ 시골 마을 꽃은 오두막집을 환히 밝히고 대로의 버들은 높다란 담장을 덮었군. 병이 들어 문 닫고 지냈거니 잠깐 노니는 것이 어찌 미친 짓이랴? 나무하는 아이는 피지도 않은 꽃가지를 머리에 꽂았고 나물 캐는 소녀는 막 자라는 순을 캐는구나. 시냇가에 쓸쓸..
2014.12.14 -
**[수요일의 시]우대식-야크의 꿈
야크의 꿈 ⊙우대식⊙ 나는 첩첩이 우랄산맥의 야크였다가 첩첩이 돈황의 바람이었다가 첩첩이 화장터 위의 구름이었다가 첩첩이 애비를 버리고 떠나기도 하였다 또 첩첩이 天葬의 독수리였다가 첩첩이 한 꽃나무이기도 했다 첩첩이 떠나는 한 여자였으며 한 남자이기도 하였다 내 발..
2014.12.10 -
**박이화-그리운 연어**
그리운 연어 ◇박이화◇ 고백컨대 내 한 번의 절정을 위해 밤새도록 지느러미 휘도록 헤엄쳐 오던 그리하여 온밤의 어둠이 강물처럼 출렁이며 비릿해질 때까지 마침내 내 몸이 수초처럼 흐느적거릴 때까지 기꺼이 射精(사정)을 미루며, 아끼며, 참아 주던 그 아름답고 슬픈 어족 그가 바..
2014.12.04 -
**[詩의 뜨락]정끝별-그게 천년**
Candlelight-Carl Doy 그게 천년 ◇정끝별◇ 꽃 핀 자두 가지 사이 목을 내뺀 새 두 마리 꽃만 보네 흰 꽃자리에 금세 흰 눈 앉을 텐데 가지를 사이에 두고 꽃만 보며 SeeSaw SeeSaw 한눈 한 번 주면 한 세상이 기우뚱할 텐데 오래 망설이는 건 오래 외로웠기 때문? 왜 이리 더딘 걸까! 흰 자두꽃 곧 질..
2014.11.08 -
**[詩의 뜨락]김선태-밴댕이**
밴댕이 -김선태- 공복에 싸락눈 들치는 저녁 만선식당에 들러 밴댕이회 한 접시 시켜놓고 철없이 날뛰던 시절 어머니 꾸지람 떠올린다 “속창아리 없는 놈” 하긴, 어미 속을 다 들어 내먹고도 허기진 그런 소갈딱지 없는 놈이었으니 그보다 더 맛깔나게 어울리는 욕은 없었을 터 이제 와..
2014.11.03 -
**[詩의 뜨락]이창기-옛사랑**
옛사랑 ◇이창기◇ 우리는 종종 해안가로 밀려와 퍼덕이는 고래를 본다. 왜 고래들은 깊은 바다를 버리고 해안가로 밀려오는가? 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어떤 이는 오 년 전 호주에서 보았고, 어떤 이는 지난해 충남 보령에서 만났다지만, 전철 입구나 지하 주차장에서 칠천삼백..
2014.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