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가슴의― 詩(414)
-
**[국제시단]김석주-가슴으로 보면**
가슴으로 보면 / 김석주 바다도 사랑이다 산도, 들도 사랑이고 피었다 지고 피는 풀꽃들과 비나리 같은 저 철새들의 노래와 스치는 인연 모두 다 사랑이다 가난도 사랑이다 옹기종기 정 하나로 사는 이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우리 모두가 서로 소중한 사랑이다 바람 또한 사랑이다 ..
2013.08.06 -
**[가슴의 시]오장환-雨 期**
雨 期 -오장환- 장판방엔 곰팡이가 목화송이 피듯 피어났고 이 방 주인은 막벌이꾼. 지게목바리도 훈김이 서리어올랐다. 방바닥도 눅진눅진하고 배창자도 눅진눅진하여 공복은 헌겁오래기처럼 뀌어져 나오고 와그르르 와그르르 숭얼거리어 뒷간 문턱을 드나들다 고이를 적셨다. ----------..
2013.08.02 -
**[국제시단]하순희-여름의 기도**
여름의 기도 /하순희 솟구치는 물길 따라 부서지는 푸른 파도 마음의 이랑마다 스미는 그리움 되어 뜨거운 태양빛 아래 지친 꿈을 여물린다. 손 놓아 보내버린 뜻 없는 세월에도 불이었다 물이었다 온몸 저린 환희였다. 저 혼자 떠돌던 구름 비가 되어 내리고 제 가진 아픔들을 제 각각의 ..
2013.07.29 -
**[국제시단]김예강-방**
방 / 김예강 첫 대면에서는 쉬이 내색않던 방을 걸레질하면서 눈에 들어온 흉터 방은 숨기고 싶네 그런데 그 까만 자리들이 움푹한 걸 분화구처럼 그렁그렁 한 걸 그것도 오래 매만지고 마주했을 때야 보여진다는 걸 흠칫 뒷걸음 친 후 고개를 숙여 들여다보았지 하나씩 보여지는 자욱들 ..
2013.07.22 -
**[가슴의 시]송찬호-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 송찬호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입안의 비린내를 헹궈내고 달이 솟아오르는 창가 그의 옆에 앉는다 이미 궁기는 감춰두었건만 손을 핥고 연신 등을 부벼대는 이 마음의 비린내를 어쩐다? 나는 처마 끝 달의 찬장을 열고 맑게 씻은 접시 하나 꺼낸다 오늘 저녁..
2013.07.18 -
**[국제시단]이해웅-牛耳島 기행**
牛耳島 기행 / 이해웅 혈거족 달랑게의 집들 밀집한 우이도 갯벌 도심에서 밀려 난파당한 나는 처녀지에 표류한 침입자 귀가 후 이명증이 점점 도져가던 날의 자정 무렵 침대에 날 눕혀놓고 멀찌감치 떨어져 자는 나를 은밀히 지켜보았다 순간 달랑게 한 마리 내 귓구멍에서 기어 나와 이..
2013.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