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가슴의― 詩(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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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단]구해인- 완전한 시간**
완전한 시간 /구해인 발끝을 세우고 총총 지나가는 시간이 내 앞에서 잠시 멈췄다 반쯤 열린 창문으로 반만 보이는 붉은 보랏빛 허공이 26층 아래에서 사뿐히 밀어 올리던 소리가 이 모든 소리가 나의 왼쪽 귀에서 오른쪽 귀를 통과해 프테라노돈의 등을 타고 백악기로 사라지다가 아무것..
2013.07.10 -
**[가슴의 시]전기철-여름 가족**
여름 가족 -전기철- 사물 A는 아버지 흉내를 낸다. 분명 이 빠진 사기그릇인데 사물 A는 아버지인 척 헛기침을 하며 사물 B를 연주한다. 그러면 찌그러진 양재기인 사물 B는 내 어머니인 듯 사물 A에 맞춰 우는소리를 낸다. 새벽 기침처럼 울리는 곡조에 맞춰 돌연 사물 C가 된 내가 참회를 ..
2013.07.05 -
**[국제시단]전일희-댓잎 생각**
댓잎 생각 / 전일희 댓잎 바람 그리울 땐 죽녹원을 걸어본다 조선사(朝鮮史 ) 갈피마다 싱그런 향(香) 묻어나고 장마만 오락가락하는 시대 난타하는 북[鼓]소리여 세월에 조금씩 휜 등솔기를 곧추 세우고 꼿꼿한 걸음으로 한 걸음씩 가다 보면 청빈한 바람 이는 봉서(封書)가 가슴으로 읽..
2013.07.01 -
**[맛있는 시]구자운-벌거숭이 바다**
헨델 트럼펫 협주곡i.largo 벌거숭이 바다 / 구자운 비가 생선 비늘처럼 얼룩진다. 벌거숭이 바다. 외로운 이의 어둠 劇藥의 구름 물결을 밀어 보내는 침묵의 배 슬픔을 생각키 위해 닫힌 눈 하늘 속에 여럿으로부터 떨어져 섬은 멈춰 선다. 바다, 불운으로 쉴 새 없이 설레는 힘 센 바다 拒..
2013.06.29 -
**[국제시단]정 온-눈꺼풀이 땅에 닿는 오후**
눈꺼풀이 땅에 닿는 오후 / 정 온 조롱조롱 열리는 달큰한 잠 오도독오도독 혀 안에 말리는 꼼짝없는 잠 세상 빛이란 빛은 눈꺼풀 아래 엎드리고 소리란 소리는 귓등 밖으로 떠밀릴 때 고롱고롱 가쁜 새 울음 입 딱 벌린 지하철 목젖에 사뿐히 내려앉네 막 뿜어져 나오는 정신 못 차리는 ..
2013.06.24 -
**[맛있는 시]김 곳-다시 걸으며-영도다리를 지나다**
추억의 영도다리 - 윤일로 다시 걸으며-영도다리를 지나다 -김 곳- 빠를수록 속도는 녹는다 지우고 가는 것들이 너무 많아 승용차는 두고 땅바닥에 발을 대어 본다 그리고 바닥에게 노크 통성명하는 거야 바닥끼리 오래 전에 읽었던 골목을 다시 펼치듯 쪽지를 남기고 온 길을 한 걸음 한 ..
2013.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