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가슴의― 詩(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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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의 시]이인구-가을엔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가을엔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이인구- 구름 몇 점 입에 문 채로 푸른 하늘 등에 업고 바람처럼 시들거나 구겨지지 않는 노래 부르며 숲의 문 차례로 열어젖히고 끝 보이지 않는 깊은 산 속으로 타박타박 걸어들어가 마음의 어둠 검은 밤처럼 던져 버리고 우수수 쏟아질 듯 열린 하늘벌 ..
2013.09.11 -
**[맛있는 시]강영환-서늘한 물맛 _선비샘**
서늘한 물맛 _선비샘 -강영환- 숲 사이로 달아나는 하얀 벽소령 길 갈증 부르는 햇살이 어지러울 때 한숨 길게 내쉬지 말라 샘터는 그늘도 없이 눈물을 쏟는다 어느 지친 손이 남겨둔 지팡이가 숨길 미처 못 거두고 일어설 때 허기 끝에 닿은 길이 앞서가고 솟는 물이 하산을 재촉한다 선..
2013.09.09 -
**[국제시단]김종미-곱창 집 메뉴에는 창이 없다**
곱창 집 메뉴에는 창이 없다 / 김종미 곱창 집 간판은 옛 간판이라 없는 곱창은 옛 애인 같이 다정하게 군다 조개구이 같은 것들은 곱창냄새를 풍기며 입술을 열고 내 가슴 속 시커먼 숯덩이에게 휘파람을 분다 지겨운 것이 새로워진다 간판 좀 바꾸세요 나는 주인에게 맘에 없는 추파를 ..
2013.09.09 -
**[사랑의 시]이재무-제부도**
제부도 -이재무- 사랑하는 사람과의 거리 말인가 대부도와 제부도 사이 그 거리만큼이면 되지 않겠나 손 뻗으면 닿을 듯, 닿지는 않고, 눈에 삼삼한 사랑하는 사람과의 깊이 말인가 제부도와 대부도 사이 가득 채운 바다의 깊이만큼이면 되지 않겠나 그리움 만조로 가득 출렁거리는, 간조..
2013.09.04 -
**[국제시단]정현숙-박꽃 피던 날**
박꽃 피던 날 / 정현숙 사립문에 앉은 텃새 고운 노래 불렀다 어머니 모시적삼 별무리 수를 놓다 누구의 기별이 왔나 문살 깃이 떨린다 십리 벌 풀벌레 애잔한 울음까지 꽃잎에 죄다 잠겨 하얗게 바래었나 과목果木위 동그맣게 핀 달무리에 얼굴 묻고 -------------------------------------------------..
2013.09.02 -
**[가슴의 시]이윤학-저수지**
저수지 / 이윤학 하루종일, 내를 따라 내려가다보면 그 저수지가 나오네 내 눈 속엔 오리떼가 헤매고 있네 내 머릿속엔 손바닥만한 고기들이 바닥에서 무겁게 헤엄치고 있네 물결들만 없었다면, 나는 그것이 한없이 깊은 거울인 줄 알았을 거네 세상에, 속까지 다 보여주는 거울이 있다고..
2013.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