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아침의― 詩(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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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박태문-바람 부는 날**
바람 부는 날 / 박태문 바람 부는 날 온 몸으로 바람과 맞서 포효하는 나무들. 결코 아무 데도 물러설 수 없는 나무들. 어떤 것은 부러지고 어떤 것은 휘어지고 어떤 것은 쓰러지기도 한다. 부러진 나무들은 그리고 쓰러진 나무들은 죽을까. 결코 죽고 마는 것일까. 바람 부는 날 -시선집 '..
2012.12.27 -
**[아침의 시]라이너 마리아 릴케-사 랑**
사 랑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햇빛처럼 꽃보라처럼 또는 기도처럼 왔는가 행복이 반짝이며 하늘에서 몰려와 날개를 거두고 꽃피는 나의 가슴에 걸려온 것을 하얀 국화가 피어있는 날 그 집의 화사함이 어쩐지 마음에 불안하였다 그날 밤늦게 조용히 네가 ..
2012.12.25 -
**[아침의 시]허혜정-아버지의 선물**
샤일리-Noel Noel O night O night divine 아버지의 선물 / 허혜정 어느덧 성탄의 불빛으로 물든 거리에는 줄무늬 지팡이 같은 것을 매단 커다란 트리 넓직한 테이블엔 팔락이는 촛불과 달콤한 샐러드 커피밖에 모르는 아이에게 아버지는 말한다 먹어라. 건강을 돌봐야지 사람들 속에서도 나만 보..
2012.12.25 -
**[아침의 시]장석주-크고 헐렁헐렁한 바지**
크고 헐렁헐렁한 바지 / 장석주 어렸을 때 내 꿈은 단순했다, 다만 내 몸에 꼭 맞는 바지를 입고 싶었다 이 꿈은 늘 배반당했다 난 아버지가 입던 큰 바지를 줄여 입거나 모처럼 시장에서 새로 사온 바지를 입을 때조차 내 몸에 맞는 바지를 입을 수가 없었다 한참 클 때는 몸집이 하루가 ..
2012.12.18 -
**[아침의 시]정민호-안타까움**
안타까움 / 정민호 내 마음 안타까울 때 나는 눈물을 삼키고 하늘을 바라본다. 무한 공간 푸르름 속에서 나는 나를 찾아 헤맨다. 지금 이 나이에 남이 부러울 때가 있고 나는 내가 되지 못함을 부끄러워한다. …한 점 부끄러움 없기를… 나는 내가 되지 못한 안타까움 때문에 나는 한밤 내 ..
2012.12.14 -
**[아침의 시]조말선-재스민 향기는...**
재스민 향기는 어두운 두 개의 콧구멍을 지나서 탄생했다 / 조말선 피가 번질까봐 테두리를 그렸다 바닥으로 떨어질까봐 바닥으로 내려놓았다 너를 만들고 보니 더 외로워졌다 매달리면 추락을 염려했다 장미는 나와 같이 피지 않았다 맨드라미는 혼자 흘러내리고 있었다 재스민 향기는..
2012.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