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아침의― 詩(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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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원 광-떠나는 산**
떠나는 산 / 원 광 山은 꼼짝 못하고 있다. 하늘이 곳에 내려와 지키고 길이란 길은 모두 달려와 붙들고 山은 거기서 움직일 수가 없다. 철따라 벗었다 입었다 그러나 山은 날마다 떠나고 있다. 들을 바라보며, 山에서. 山이 떠날 땐 바람이 일고, 바람 따라 따라오는 모든 길을 거느리고 하..
2012.12.07 -
**[아침의 시]김규태-멸치의 죽음**
멸치의 죽음 / 김규태 우리도 수많은 멸치떼처럼 어디에서나 불시에 죽게 되어 있다. 멸치의 떼죽음은 아무도 슬퍼하지 않듯이 그렇게 잊혀져가는 죽음들도 얼마든지 있다. 기장 대변 바닷가 은빛으로 눈부시게 살다가 죽어서도 은빛을 버리지 않고, 그물에서 무참히 털리고 있다. 진황..
2012.12.06 -
**[아침의 시]원구식-'맑'스**
'맑'스 / 원구식 '맑'스는 맑음의 덩어리, 혹은 당원을 친 이념의 빵. 칼 막 쓰지 마라. 반박이 불가능한 이 빵에 입을 대는 순간 포도주보다 붉은 혁명의 밤이 촛불처럼 타오른다. 너 이념 장사꾼이지? 칼 막 쓰지 마라. 이 빵으로 인해 세상은 맑거나 맑지 아니하며 공평하거나 공평하지 아..
2012.12.04 -
**[아침의 시]김수영-눈**
눈 / 김수영 눈은 살아 있다.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詩人)이여 기침을 하자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눈더러 보라고 마음 놓고 마음 놓고 기침을 하자 눈은 살아 있다.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靈魂)과 육체(肉體)를 위하여 눈은 새..
2012.12.03 -
**[아침의 시]박남수-서쪽, 그 실은 동쪽**
서쪽, 그 실은 동쪽 / 박남수 나의 전모를, 지금 내 스스로의 눈으로는 볼 수가 없다. 어둠 속에 묻혀 조금은 그을음까지 앉았을 나의 전모를 산타 모니카 해안에 앉아 멀리 서역을 바라보면서 동방의 사람, 나 朴南秀는 여기서는 서쪽, 그 실은 해뜨는 동쪽 조국을 생각한다. 조국의 사람..
2012.11.29 -
**[아침의 시]정일근-바다가 보이는 교실-유리창 청소**
바다가 보이는 교실 <유리창 청소> / 정일근 참 맑아라 겨우 제 이름밖에 쓸 줄 모르는 열이, 열이가 착하게 닦아놓은 유리창 한 장 먼 해안선과 다정한 형제섬 그냥 그대로 눈이 시린 가을 바다 한 장 열이의 착한 마음으로 그려놓은 아아, 참으로 맑은 세상 저기 있으니 -시집 '바다가..
2012.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