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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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균원-꽃나무에 꽃이 지면 나무가 되지**
꽃나무에 꽃이 지면 나무가 되지 ㅡ 양균원(1960~) 지상의 좌표에서 이대로 죽 건재하길 바랄게 어쩌면 나도 그대들 사이에서 그럴 수 있으리라 피는 잎, 지는 꽃, 우는 벌, 숨은 새 서 있는 나무들과 나누는 수만 걸음의 살가움 가장 깊은 것은 배경에 있다는 듯이 익명의 방치 속으로 들어..
2020.02.10 -
**김민정-쾰른성당 곡두 8**
쾰른성당 곡두 8 ㅡ 김민정(1976~) 우리 둘의 이름으로 초를 사서 우리 둘의 이름으로 초를 켜고 우리 둘을 모두 속에 섞어놨어. 모두가 우리를 몰라. 신은 우리를 알까. 우리 둘은 우리 둘을 알까. 모두가 우리가 우리인 줄 알겠지. 우리 둘도 우리가 우리 둘인 줄만 알겠지. 양심껏 2유로만 ..
2020.02.04 -
**박후기-새벽 우시장**
새벽 우시장 박후기 박후기 무심한 발길에 노랗게 핀 달맞이꽃이 이슬에 젖은 몸을 툭툭 턴다 달은 기울고 함평 기산천 긴 방죽 위로 소 울음소리 가득 실은 트럭들 먼지를 일으키며 달려간다 살아간다는 것은 시간에 코를 꿰인 채 죽음을 향하여 이끌려 가는 것 어둠 속 보이지 않는 손..
2020.02.04 -
**[가슴의 시]김수영-눈**
눈 ◈김수영◈ 눈은 살아 있다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눈더러 보라고 마음 놓고 마음 놓고 기침을 하자 눈은 살아 있다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과 육체를 위하여 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
2016.11.30 -
**[국제시단]서명옥-진해루**
진해루 ◈서명옥◈ 참 우직하게 서 있다 이동과 속천항을 이어주는 해안로 그 중심에 네가 턱 버티고 서 있다 든든하다 네 머리위로 조각구름이 떠간다 엷은 바닷바람 시원한 하늬바람 잔잔 해원에서 밀려온다 젖은 옥빛 해원 그윽한 네 모습 함께 벚꽃 피는 봄날엔 소담한 쉼터가 된다 -..
2016.11.28 -
**[가슴의 시]도종환-들국화 2**
Canadian Bird Song(새들의 노래) / Richard Abel 들국화 2 ◈도종환◈ 너 없이 어찌 이 쓸쓸한 시절을 견딜 수 있으랴 너 없이 어찌 이 먼 산길이 가을일 수 있으랴 이렇게 늦게 내게 와 이렇게 오래 꽃으로 있는 너 너 없이 어찌 이 메마르고 거친 땅에 향기 있으랴 --------------------------------------------..
2016.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