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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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의 시]이근화-유통기한**
유통기한 ◈이근화◈ 오늘은 검은 비닐봉지가 아름답게만 보인다 곧 구겨지겠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람 사물의 편에서 사물을 비추고 사물의 편에서 부풀어오르고 인정미 넘치게 국물이 흐르고 비명을 무명을 담는 비닐봉지여 오늘은 아무렇게나 구겨진 비닐봉지 앞에서 미안한 마음이 ..
2016.10.31 -
**[국제시단]양곡-저 불빛**
저 불빛 ◈양 곡◈ 사막을 지나 낮은 가고 밤은 요르단을 물결쳐 이스라엘을 파도쳐 사해(死海)를 건너네 저 불빛 지평선 너머 수평선 너머 저 불빛 북극으로 가자 아내여 남극으로 가자 벗이여 칠흑의 시간은 이스라엘을 물결쳐 요르단을 파도쳐 사해(死海)를 건너네 --------------------------..
2016.10.31 -
**[아침의 시]이철경-갑의 눈빛**
갑의 눈빛 ◈이철경◈ 출근길 눈이 내린다 이미 검게 변한 질척거리는 차도에 차들이 미끌어질까, 온 발을 긴장하고 걷는 아이 같다 저 아이 같은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세상을 걷지만 이내 바닥의 진창이 튀어 오그라든 마음에 검은 물이 든다 헛된 꿈들로 만신창이가 되어 한동안 태양..
2016.10.30 -
**[가슴의 시]박준영-홍시**
홍 시 ◈박준영◈ 툭! 가슴이 철렁 우주가 떨어진다 빠알간 햇홍시 하나 제 색깔 못 이겨, 그 우주 맛있게 통째로 삼키는 이 가을 --------------------------------------------------------------- ▶박준영=(1940~)《한글문학》등단 시집『도장포엔 사랑이 보인다』,『장안에서 꿈을 꾸다』,『얼짱, 너는 꼬..
2016.10.28 -
**[국제시단]최원준-지팡이-질경이**
지팡이-질경이 ◈최원준◈ 질기게 일어서라고 질경이 질기게 살아 남아라고 질경이 요산문학관 앞뜰에 질경이가 지천이다 온 마당 요산선생 가신 발길들 지팡이 짚은 걸음걸음마다 질경이, 질경이가 피어난다. 요즘처럼 갈 길 삐뚤빼뚤할 때 그 길 따라 분기탱천, 일어서는 질경이 든든..
2016.10.24 -
**[아침의 시]전원책-반성3**
My Way 반성3 ◈전원책◈ 이제 무엇이든 공중으로 떨어뜨려보는 일, 나뭇잎 돌멩이 새떼와 음악音樂 따위들을 기억 속에 감추거나 연기煙氣처럼 태연히 사라지게 하는 일, 혹은 키 큰 나뭇가지 끝에 매달려 나뭇잎은 나뭇잎대로 돌멩이는 돌멩이대로 새떼와 음악들을 다 그들대로 울게 하..
2016.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