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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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있는 아침]이성선-신화**
Yesterday - Giovanni Marradi 신 화 ◈이성선◈ 아이가 가재를 잡으려고 저녁 산골 개울에서 돌을 뒤집었다 돌 밑에서 가재가 아니라 달이 몸을 일으켰다 일어난 달은 아이를 삼키고 집채보다 더 크게 자라서 동구 밖에 섰다. 달의 뱃속에 지금 아이가 산다 ---------------------------------------------------..
2016.07.31 -
**[시있는 아침]장인수-아버지, 제 손맛 어때요?**
아버지, 제 손맛 어때요? ◈장인수◈ 민수 녀석이 볼따귀가 벌게서 등교했다. “아버지가 또 때렸냐?” “손맛이 맵냐?” 녀석은 대꾸를 하지 않는다. “오늘 저녁에 김치찌개 끓여라.” 녀석에게 만 원을 건넨다. 한사코 받지 않는다. “나중에 이자 쳐서 갚아라. 김치찌개 끓여서 아버지..
2016.07.27 -
**[시있는 아침]김영산-두 나무**
두 나무 ◈김영산◈ 선암사 와송은 누워버렸다 오롯이 버티는 일 한가지 아니라며 한번 누워서 바라보라고 스스로 당당하게 누워버린 평생 박수근 나목은 벌거벗은 채 견딘다 집 나갔지만, 문밖 가장들 어깨 구부러지고 구부러져서 겨울 한복판을 무던하게 서서 --------------------------------..
2016.07.27 -
**[시있는 아침]안명옥-모과**
모 과 ◈안명옥◈ 땅의 살이 굳어지면 길이 된다 많이 밟힐수록 좋은 길이 된다 어머닌 굳은 손으로 뜨거운 냄비를 덥석 집어 올리나 난 아직 뜨거운 밥그릇 하나 들지 못한다 굳는다는 건 수많은 길들이 내 안으로 천천히 들어오는 것 책상 위 모과가 굳어가면서 향기가 더 진해지고 있..
2016.07.26 -
**[시있는 아침]이안-사랑의 형식8**
사랑의 형식8 ◈이 안◈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당신 너머에서 와요 내가 사랑하는 국화가 국화 너머에서 오듯이 꽃이 아니라 나비를 초대하기 위해 내가 심은 꽃나무가 꽃나무 너머에서 오듯이 -------------------------------------------------------------- ▶이 안=(1967~ ) 충북 제천에서 출생 건국대 국..
2016.07.23 -
**[시있는 아침]오탁번-하뿔싸**
하뿔싸 ◈오탁번◈ 까치설날 아침 두 돌잡이 외손녀가 두 손을 배꼽에 대고 하버지 하버지 하며 배꼽세배를 한다 5만원이 날아갔다 외손녀가 스무 살이 되어 멍게빛 배꼽 다 보이는 배꼽티 입고 할아버지 할아버지 하며 세배를 하면 5만원이 또 몇 장? 아니, 그때까지 내가 산다고? 하뿔싸..
2016.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