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
**[시있는 아침]베르톨트 브레히트-살아남은 자의 슬픔**
살아남은 자의 슬픔 ◆베르톨트 브레히트◆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그러나 지난밤 꿈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한 자는 살아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
2016.07.14 -
**[시있는 아침]차주일-새 버릇**
새 버릇 ◈차주일◈ 추억하는 건 늙지 않기 위해서죠. 훗날 당신 돌아왔을 때 바로 나 알아볼 수 있도록 그 찰나를 위해 내 여생을 바치고 있죠. 바라보는 것만으로 당신 가둘 수 있었던 내 눈, 이제 깜박여야만 당신이 와요. 추억은 고통스러운 문장이지만 주인공이 사라지는 건 비극보다..
2016.07.14 -
**[시있는 아침]차옥혜-갠지스강의 신새벽**
갠지스강의 신새벽 ●차옥혜● 아파라 꽃접시 타고 가는 촛불들 눈물겨워라 기도하는 손들 아름다워라 강물로 죄를 씻는 몸들 덧없어라 타는 시체들 강물 타고 가는 넋들 서글퍼라 꽃을 띄우며 떠도는 나룻배 --------------------------------------------------------------- ▶차옥혜=(1945~ ) 전주에서 출..
2016.07.13 -
**[시있는 아침]김명리-풍문**
풍 문 ●김명리● 당신이 그곳으로 떠났다는 이야기를 풍문으로 들었어요 풍문 속에는 치자꽃 향기 점점이 연분홍으로 떠 있고 듣는 것만으로도 어지러이 취한 듯 달아오르며 나는 벌써 당신이 도착할 그곳의 적막한 밤불처럼 드리워지기 시작하는 것이에요 당신이 닿으려고 하는 그 자..
2016.07.12 -
**[시있는 아침]정용국-쑥개떡**
쑥개떡 ◈정용국◈ 홍역 뒤끝 속이 허한 네 살배기 붙들이가 툇마루 볕 가장자리에 졸음을 널고 있다 머리엔 도장부스럼 야윈 손엔 봄 한 조각 --------------------------------------------------------------- ▶정용국=1958년 경기 양주 생 《시조세계》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으로 《내 마음 속 게릴라》..
2016.07.12 -
**[시있는 아침]보르헤스-거리**
거 리 ◇보르헤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거리들은 어느덧 내 영혼의 고갱이라네. 분주함과 황망함에 넌덜머리 나는 격정의 거리들이 아니라 나무와 석양으로 온화해진 아라발의 감미로운 거리, 불후의 광대무변에 질려 대평원 그리고 참으로 광활한 하늘이 자아내는 가없는 경관으로 ..
2016.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