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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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박각시 오는 저녁**
박각시 오는 저녁 ㅡ백석 당콩밥에 가지냉국의 저녁을 먹고 나서 바가지꽃 하이얀 지붕에 박각시 주락시 붕붕 날아오면 집은 안방 문을 횅하니 열젖기고 인간들은 모두 뒷등성으로 올라 멍석자리를 하고 바람을 쐬는데 풀밭에는 어느새 하이얀 대림질감들이 한불 널리고 돌우래며 팟중..
2020.02.13 -
**[월요일의 詩]황규관-마침표 찍는 그날**
마침표 찍는 그날 ◈황규관◈ 어쩌면 우리는 마침표 하나 찍기 위해 사는지 모른다 삶이 온갖 잔가지를 뻗어 돌아갈 곳마저 배신했을 때 가슴 깊은 곳에서 꿈틀대는 건 작은 마침표 하나다 그렇지, 마침표 하나면 되는데 지금껏 무얼 바라고 주저앉고 또 울었을까 소멸이 아니라 소멸마..
2016.12.05 -
**[시있는 아침]비센테 알레익산드레-시인**
시 인 ◈비센테 알레익산드레◈ 너는 조약돌이 어떻게 노래하는지 안다 그 미묘한 눈동자는 감미로운 눈망울 위로 태산의 무게를 이미 안다 숲의 부르짖는 반향음이 어떻게 우리의 정맥 속에서 하루 동안 포근히 잠드는지 너, 시인을 위해. 넌 왕성한 원기 속에 하늘나라 새들의 잔혹한 ..
2016.12.03 -
**[시있는 아침]곽해룡-병아리**
병아리 ◈곽해룡◈ 육십 촉 전구만 한 노랑 병아리가 강아지 집으로 들어갔다 어둑하던 강아지 집이 환해졌다 ------------------------------------------------------------ ▶곽해룡=(郭海龍1965~ ) 전남 해남 출생. 2007년 제15회 눈높이아동문학대전 동시 부문에 「발」 외 14편이 당선되며 등단했다. 2008..
2016.12.02 -
**[시있는 아침]윌리엄 헨리-여유로운 시간**
여유로운 시간 ◈윌리엄 헨리 데이비스◈ 만일 근심에 가득 차, 서서 응시할 시간이 없다면 이게 도대체 무슨 인생인가. 나뭇가지 아래 서서 양이나 소들처럼 오래 응시할 시간이 없다면. 숲을 지나며, 다람쥐들이 풀밭에 나무 열매를 숨기는 것을 볼 시간이 없다면. 백주대낮에도, 밤하..
2016.11.29 -
**[시있는 아침]이동화-까치밥**
까치밥 ◈이동화◈ 몸도 허공에서는 길이 되는구나 추운 날 맨살의 몸뚱어리 어디로 가닿으려는가 하늘 위 저리도 앙상한 감나무 가지의 길들 푸른 이파리들을 키워내던 생의 한때를 지나 바람을 힘껏 움켜쥐고 좀 더 멀리 가지들은 다음 생인 봄으로 건너가고 있다 그 고단한 몸짓 사이..
2016.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