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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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있는 아침]송하선-늙어가는 법**
늙어가는 법 ◆송하선◆ 머리에 흰 눈[雪]을 쓰고 서 있는 은빛 갈대들에게 배웠네. 이 세상 바람이 살랑살랑 불면 살랑살랑 바람에 흔들리며 흔들리며 늙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 ▶송하선=(1938~ )김제 출생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2015.08.29 -
**[시있는 아침]이채민-벗는다는 것**
Perhaps love - James Galway (Flute) 벗는다는 것 ◆이채민◆ 잠시 다니러 온 어머니의 몸 씻기려 하는데 어머니는 벗지 않으려 완강하게 버틴다 늙은 여자의 옷 벗기는 일이 이토록 힘이 드는데 남자들은 집에 있는 여자 밖에 있는 여자 젊은 여자 나이 든 여자 때를 놓치지 않고 잘도 벗기고 어루..
2015.08.27 -
**[시있는 아침]이동순-뒷골목 풍경**
뒷골목 풍경 ◆이동순◆ 내가 만약 서역에 산다면 여름날 저녁마다 문 앞에 탁자를 내다놓고 장기를 두리라 벗들과 모여앉아 마작을 하리라 손주녀석 안고 나와 바람 쐬며 행인을 보리라 친한 이웃들과 삿자리 깔고 모여앉아 담소 나누리라 침침한 전등불 켜진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으..
2015.08.26 -
**[시있는 아침]홍영철-외딴섬**
Paei Teleiose 빠이 텔료쎄 (모든 것 끝나고)-Anna Vissi 외딴섬 ◇홍영철◇ 네 잘못이 아니다 홀로 떠 있다고 울지 마라 곁에는 끝없는 파도가 찰랑이고 위에는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단다 떼 지어 몰려다니는 것들을 보아라 홀로 떠 있지도 못하는 것들은 저토록 하염없이 헤매고 있지 않..
2015.08.26 -
**[시있는 아침]김행숙-다정함의 세계**
For The Good Time - Rita Coolidge 다정함의 세계 ◆김행숙◆ 이곳에서 발이 녹는다 무릎이 없어지고, 나는 이곳에서 영원히 일어나고 싶지 않다 괜찮아요, 작은 목소리는 더 작은 목소리가 되어 우리는 함께 희미해진다 고마워요, 그 둥근 입술과 함께 작별인사를 위해 무늬를 만들었던 몇 가지..
2015.08.25 -
**[시있는 아침]유재영-사막**
사 막 -유재영- 칼을 든 사내의 날랜 손놀림 끝에 따그락! 모래 언덕 너머로 사라지는 어린양의 턱관절 내려놓는 소리가 들렸다 자작나무 널빤지 위에 놓인 채 식지 않은 한 덩이의 조문(弔問), 방금 전까지 묶여 있던 말뚝에는 아직 바둥거리는 생존이 뒷발에 힘을 모은다 ---------------------..
2015.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