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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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있는 아침]마종기-바람의 말**
조용필-바람의 말 바람의 말 ◆마종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
2015.09.22 -
**[시있는 아침]김정임-범종 속에는 누이가 살고 있다**
범종 속에는 누이가 살고 있다 ⊙김정임⊙ 영은사 범종 소리를 듣고 있다 문득, 듣는 나는 사라지고 화엄의 종소리만 길게 뻗어나가고 있었다 부드럽게 뻗어나가는 종소리의 길 종소리는 땅 속에서 끌어올린 물소리처럼 맑게 내 안을 적시며 흘러든다 나에게 안부를 물어오는 누이의 마..
2015.09.20 -
**[시있는 아침]이달균-비**
비 -이달균- 비 오는 세상을 한참 바라보았다 먼 기적 소리도 산 속의 새집들도 먼저 내린 빗방울들도 함께 섞여 비를 맞는다 짐승들도 젖어서 돌아간 이 길 위에 오직 나 혼자 메마른 검불처럼 선 채로 젖지 못하여 검불처럼 젖지 못하여 -------------------------------------------------------------- ▶..
2015.09.17 -
**[시있는 아침]신해욱-나의 길이**
나의 길이 ◆신해욱◆ 나는 쉽게 길어진다 예측 불허의 이야기 같다. (…) 오늘은 세상에 한 번뿐인 기념일. 생각은 내가 가는 쪽으로 흐르고 네가 누구더라도 나는 너와 나이가 같다. --------------------------------------------------------------- ▶신해욱=(1974~ )춘천에서 출생. 한림대학교 국문과와 ..
2015.09.15 -
**[시있는 아침]김명인-가을 근시**
가을 근시 ◆김명인◆ 낭비가 없는 가을 햇살이다 손바닥으로 비벼대는 들판의 이삭들 멍텅구리 배에 옮겨 싣고 하늘 복판까지 흘러가고 싶다 채울 길 없는 허기가 저희끼리 푸른 철벽 가운데로 끌고 나온 낮달 은산을 넘는데 어느새 절량(絶糧)이어서 먹거리로나 앞장세운 삽사릴까? 이..
2015.09.15 -
**[시있는 아침]유승도-허공**
허 공 ◆유승도◆ 내 팔뚝만한 새 한 마리 느릅나무 가지에 앉아 머리보다 높게 꽁지를 하늘로 올리고 이쪽에서 저쪽으로 저쪽에서 이쪽으로 쓱쓱 천천히 부채 모양을 그리며 하늘의 유리창을 닦더니 돌연 날아가면 어떡하냐 ------------------------------------------------------------- ▶유승도=(1960~..
2015.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