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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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있는 아침]김주대-가차 없이 아름답다**
가차 없이 아름답다 ◆김주대◆ 빗방울 하나가 차 앞유리에 와서 몸을 내려놓고 속도를 마감한다 심장을 유리에 대고 납작하게 떨다가 충격에서 벗어난 뱀처럼 꿈틀거리더니 목탁 같은 눈망울로 차 안을 한번 들여다보고는 어떠한 사족(蛇足)도 없이 미끄러져, 문득 사라진다 --------------..
2015.09.11 -
**[시있는 아침]이종문-미쳤다고 부쳐주나**
미쳤다고 부쳐주나 ◆이종문◆ 그 옛날 내 친구를 미치도록 짝사랑한 나의 짝사랑이 배 두 상자 보내왔네 그 속에 사연 한 장도 같이 넣어 보내왔네 화들짝 뜯어보니 이것 참 기가 차네 종문아 미안치만 내 보냈단 말은 말고 알 굵은 배 한 상자는 친구에게 부쳐줄래 우와 이거 정말 도분 ..
2015.09.09 -
**[시있는 아침]윤희상-남대문 상회**
Love Is Just A Dream - Claude Choe 남대문 상회 ◆윤희상◆ 여름에는 얼음을 팔고 겨울에는 석유를 판다 --------------------------------------------------------------- ▶윤희상(1961~ )전남 나주에서 출생.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 1989년 『세계의 문학』에 「무거운 새의 발자국」 외 두 편의 시를 발표하..
2015.09.07 -
**[시있는 아침]천수호-인기척**
인기척 ◆천수호◆ 갓 결혼한 신부가 처음 여보, 라고 부르는 것처럼 길이 없어 보이는 곳에서 불쑥 봉분 하나 나타난다 인기척이다 여보, 라는 봉긋한 입술로 첫 발음의 은밀함으로 일가를 이루자고 불러 세우는 저건 분명 사람의 기척이다 기어코 여기 와 누운 몸이 있었기에 뒤척임도 ..
2015.09.07 -
**[시있는 아침]권혁재-토우**
Unspoken Words - Hiko 토 우 -권혁재- 평택 삼리에 비가 내렸다 저탄더미 속에 들어간 빗물이 검은 까치독사로 기어 나왔다 석탄재 날린 진흙길 따라 드러누운 경부선 철길 나녀가 흘린 헤픈 웃음 위로 금속성 거친 숨을 몰아쉬며 기차가 얼굴 붉히며 지나갔다 한 평 쪽방의 몇 푼어치 사랑에 ..
2015.09.01 -
**[시있는 아침]윤제림-쉰**
Love 쉰 -윤제림- 하루는 꽃그늘 아래서 함께 울었지 하루는 그늘도 없는 벚나무 밑에서 혼자 울었지 며칠 울다 고개를 드니 내 나이 쉰이네 어디 계신가 … … 당신도 반백일 테지? -------------------------------------------------------------- ▶윤제림=(1960~ ) 충북 제천 출생. 인천에서 성장 198..
2015.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