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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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있는 아침]유희경-빛나는 시간**
빛나는 시간 ◆유희경◆ 약속했으니 다시 시간은 빠르고 느리게 지나간다 이제 모든 것은 빛으로 얼어붙어가고 나는 내 짐승의 일부 이 그림자를 밟고 서서 무엇도 되지 않으리 숨과 피를 지우고 내 살과 뼈와 여자와 개 뚫고 지나가는 선(線)의 선(線) 검푸른 사방 이마 위 첫날부터 지금..
2015.08.18 -
**[시있는 아침]이상국-산그늘**
산그늘 ◆이상국◆ 장에 돌아온 어머니가 나에게 젖을 물리고 산그늘을 바라본다 가도 가도 그곳인데 나는 냇물처럼 멀리 왔다 해 지고 어두우면 큰 소리로 부르던 나의 노래들 나는 늘 다른 세상으로 가고자 했으나 닿을 수 없는 내 안의 어느 곳에서 기러기처럼 살았다 살다가 외로우..
2015.08.17 -
**[시있는 아침]데릭 월컷-한여름, 토바고**
Lullaby (Mozart)-Sweet People 한여름, 토바고 ◆데릭 월컷◆ 태양이 내리쬐는 넓은 해변들. 하얀 더위. 푸른 강물. 다시, 말라붙은 노란 야자나무들 여름에 잠자는 집에서 8월 내내 꾸벅 졸며 내가 붙잡았던 날들, 내가 잃어버린 날들, 딸애들처럼 웃자라서, 내 팔을 빠져나가는 날들. ----------------..
2015.08.14 -
**[시있는 아침]고영민-손등**
손 등 ◆고영민◆ 울고 싶을 때 울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나라 어떤 미동(微動)으로 꽃은 피었느니 곡진하게 피었다 졌느니 꽃은 당신이 쥐고 있다 놓아버린 모든 것 울고 싶을 때 울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나라 마음이 불러 둥근 알뿌리를 인 채 듣는 저녁 빗소리 --------------------------------------..
2015.08.12 -
**[시있는 아침]유안진-비 가는 소리**
Serenade To Summertime - Paul Mauriat 비 가는 소리 ◆유안진◆ 비 가는 소리에 잠깼다 온 줄도 몰랐는데 썰물소리처럼 다가오다 멀어지는 불협화(不協和)의 음정(音程) 밤비에 못다 씻긴 희뿌연 어둠으로, 아쉬움과 섭섭함이 뒤축 끌며 따라가는 소리, 괜히 뒤돌아보는 실루엣 같은 뒷모습의, 가..
2015.08.12 -
**[시있는 아침]고두현-만리포 사랑**
만리포 사랑 ◆고두현◆ 당신 너무 보고 싶어 만리포 가다가 서해대교 위 홍시 속살 같은 저 노을 천리포 백리포 십리포 바알갛게 젖 물리고 옷 벗는 것 보았습니다. --------------------------------------------------------------- ▶고두현(1963~ )경상남도 김해 에서 출생 기자이자 시인 1993년 중앙일보 ..
2015.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