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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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있는 아침]이준규-트램펄린**
트램펄린 ⊙이준규⊙ 공터가 있었다. 해가 지고 있었다. 공터의 끝에 교회가 있었다. 교회의 뒤로 테니스장이 있었다. 테니스장 옆에는 밭이 있었다. 비닐하우스도 있었다. 그곳은 겨울이면 스케이트장이 되었다. 조금 떨어져 도로가 있고 도로 위에는 육교가 있었다. 공터의 다른 끝에는..
2014.11.08 -
**[시있는 목요일]조문경-아침 풍경**
아침 풍경 ◇조문경◇ 아침햇살 산을 넘었다 순간 벼들이 온통 웃음 짓는데 노릇-한, 갑자기 배부른 냄새 나는 벼 익는 그 냄새를 표현할 길 없었는데 담장 구절초는 표현 걱정 없이 커다랗게 숨을 들이키며 또랑또랑 하얗게 웃는 것이다 구절초가 웃는 건지 햇살이 웃는 건지 내 몸이 좋..
2014.11.07 -
**[시있는 아침]김행숙-조각공원**
조각공원 ◇김행숙◇ 비둘기 한 마리가 발가락 사이에 부리를 넣었다 뺐다 넣었다를 시계추같이 반복한다. 그의 발가락 옆에서 무제 Ⅱ라는 그의 이름을 보았다. 끄덕끄덕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잔디를 손바닥으로 쓸면서 한 여자가 그의 곁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손바닥이 느리게 ..
2014.11.06 -
**[시있는 아침]송승환-지퍼**
지 퍼 -송승환- 건너편 사람들 틈에 환영처럼 그녀가 있다 한 번 벌어지면 쉽게 채워지지 않는다 선로 위 끊임없이 지하철이 달려온다 ------------------------------------------------------------ ▶송승환=(1971~ )2003년 《문학동네》 신인상 시부문과 2005년 《현대문학》 신인추천 평론부문에 당선되어 ..
2014.11.04 -
**[시있는 월요일]오현스님-나의 하늘**
나의 하늘 ○오현스님○ 쓸모없을 때는 버림을 받을지라도 나 또한 긴 역사의 궤도를 바친 한 토막 침목(枕木)인 것을, 연대(年代)인 것을 영원한 고향으로 끝내 남아 있어야 할 태백산 기슭에서 썩어가는 그루터기여 사는 날 지축이 흔들리는 진동도 있는 것을 비록 그게 군림에 의한 노..
2014.11.03 -
**[詩있는 아침]김문선-광교 호반의 하루**
광교 호반의 하루 ◇김문선◇ 등 굽은 해오라기 간 밤 짝을 찾아 헤매다가 둘레길 채운 부들 숲에서 선잠 들고 눈 뜬 오로라 낮 씻은 자리 성급한 태양이 들어와 물안개 걷어낸다 짝을 지은 연인들, 유영하는 잉어 불러 먹이를 던져주고 짓궂은 젊음이 물수제비를 날려 어릴 적 추억을 더..
2014.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