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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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있는 아침]신기섭-안개**
안 개 -신기섭- 구름도 시름시름 늙어 아프면 땅바닥에 내려와 눕습니다 할머니 정거장에서 당신을 기다리며 나는 그 늙은 구름들을 묻을 땅을 파고 놀았습니다 십 년을 그랬습니다 어느덧 할머니 당신이 정거장에서 나를 기다리며 그 늙은 구름들이 묻힌 땅을 밟고 서(…) 오늘은 몇 박..
2014.11.22 -
**[시있는 아침]이성복-또 비가 오면**
또 비가 오면 ⊙이성복⊙ 사랑하는 어머니 비에 젖으신다 사랑하는 어머니 물에 잠기신다 살 속으로 물이 들어가 몸이 불어나도 사랑하는 어머니 미동(微動)도 않으신다 빗물이 눈 속 깊은 곳을 적시고 귓속으로 들어가 무수한 물방울을 만들어도 사랑하는 어머니 미동(微動)도 않으신다..
2014.11.15 -
**[시있는 아침]원인숙-11월의 불곡산**
11월의 불곡산 ⊙원인숙⊙ 석양을 받으며 막바지 단풍이 남김없이 타오르더니 마침내 그 빛깔들을 모두 거두었다 사랑도 그리움도 이젠 쉬어야 할 시간 안으로 더 깊이 채찍질하며 침묵을 시작하는 나무들 산등성이를 오르는 바람도 말이 없다 ---------------------------------------------------------..
2014.11.14 -
**[시있는 월요일]이양연-내가 간 길**
< 내가 간 길 ◇이양연◇ 눈을 뚫고 들판 한가운데 난 길을 걸어갈 때 어지럽게 함부로 걷지를 말자 오늘 아침 내가 밟고 간 이 발자국이 뒷사람이 밟고 갈 길이 될 테니. -이양연作<야설·野雪>- -------------------------------------------------------------- ▶이양연=(李亮淵, 1771-1853)은 정조, 순조..
2014.11.10 -
**[詩있는 아침]여서완-오대산 단풍길**
오대산 단풍길 ⊙여서완⊙ 월정사에서 상원사 올라가는 개울가의 옛길은 떨어져 누운 여러 잎들이 푹신하게 깔려 있는 그 위로 붉어진 가슴들이 물들인 붉은 단풍으로 장식된 레드카펫 그 위를 걸었소 레드카펫 드레스의 배우들이 망라되어 편집된 TV 속에서 오대산 단풍길을 떠올렸소 ..
2014.11.10 -
**[시있는 아침]안현미-1인 가족**
1인 가족 ◇안현미◇ 새벽 5시, 세탁기를 돌린다 특별시의 시민으로서 세탁기를 돌린다 얼굴도 모르는 이웃들이 함께 살고 있는 8가구 다세대주택의 새벽을 돌린다 필시 누군가의 단잠을 깨울 것이 분명하지만 특별시의 시민으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신없이 세탁기를 돌리고 출근을 ..
2014.11.10